절치부심 '창세기전4'…"다른 게임 따라하기 싫었다"

입력 2015-09-04 16:26
<p> 기대가 지나치게 컸던 탓일까. 지난 4월, 소프트맥스의 온라인게임 '창세기전4'의 1차 CBT를 접한 유저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명작으로 꼽히는 '창세기전'의 최신작인 만큼 테스트에 10만 명 이상이 몰렸지만, 결과는 비관적인 분위기로 흘러갔다. 특유의 군진 시스템은 불편함을 낳았고, 전투도 답답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절치부심. '창세기전4'는 대대적인 수정을 거쳐 오는 18일부터 5일간 2차 CBT에 돌입한다. 한 차례 혹독한 평가를 했던 만큼, 개발진의 각오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2차 CBT를 준비 중인 소프트맥스 최연규 이사와 장경주 기획팀장, 최원석 사업PM을 만났다.

문제점 대폭 개선…타격감과 게임 속도 상향

최연규 이사는 1차 CBT 당시 유저들의 지적을 겸허하게 받아들였다. 유저들이 꼽은 '창세기전4'의 단점은 ▲타격감 부족 ▲지루한 전투 ▲불편한 조작과 UI ▲매끄럽지 못한 퀘스트 동선과 성장 등 다양했다. 좋은 漬「?얻은 것은 원화, 성우, 스토리전개와 아르카나(캐릭터) 등이었다.

최 이사는 "타격감과 조작, 그래픽 퀄리티에 대한 이야기를 가장 많이 들어 그에 대한 수정작업을 진행했다"며 "오랫동안 개발만 하다 보니 우리 스스로 시야가 좁아진 부분도 있었다"고 말했다. 소프트맥스는 전체적으로 게임속도가 느리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고 판단했다.

우선 전투의 타격감을 개선시켰다. 최 이사는 "몬스터의 피격 애니메이션을 새롭게 추가했고, 이펙트 효과도 눈에 잘 띄게 개선했다"고 말했다. 타격감을 위해 피가 튀는 장면을 추가했고, 이 때문에 심의 등급은 올라갔다. 12세 이용가 등급이었던 '창세기전4'는 2차 CBT부터는 청소년이용불가 게임으로 서비스 된다.

전투 속도도 빨라졌다. 전투의 템포가 느려 지루하다는 의견을 받아들인 것이다. 최 이사는 "게임 속도를 올렸더니 마치 RTS 같은 느낌이 드는데, 이러한 스타일도 괜찮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산만했던 UI도 개선했다. 장경주 팀장은 "1차 CBT에는 화면 하단의 스킬 슬롯을 보느라 정작 전투를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많이 쓰는 스킬은 자동으로 설정 가능하게 바뀌었고, 이로 인해 조금 더 여유로운 플레이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신규 아르카나-퀘스트 추가…네메시스 이올린 등장

2차 CBT에서는 액트2가 공개되고 '네메시스 이올린'이 게임 내 처음으로 등장하게 된다. 또 '창세기전2'의 '영광의 홀 탈취작전'을 배경으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며, 57종의 신규 아르카나와 120종의 신규 캐릭터가 추가된다. 더불어 새롭게 선보이는 고난도 던전 '이상시공'을 만날 수 있다.

아바타 직업 시스템도 개편된다. 장 팀장은 "게임 플레이를 하다보면 주인공 캐릭터가 잉여가 되는 경우가 벌어진다"며 "유저가 새로운 캐릭터를 얻으면, 주인공이 그 캐릭터의 스킬을 배워서 쓸 수 있게 개편했다"고 전했다. 또 유저들이 아르카나를 성장시키는 재미가 떨어진다는 의견을 받아들여 강화와 각성 시스템을 추가했다.

최연규 이사는 "게임템포가 빨라지면서 파티에서도 포지션 플레이가 중요하게 작용한다"며 "1차 CBT가 스킬을 쓰기에 바빴다면, 2차 CBT에서는 무빙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유저들이 '창세기전'의 스토리와 캐릭터에 대해 쉽게 알 수 있도록 추가적인 배경 설명도 덧붙일 예정이다.

1차 CBT 당시 화려한 캐릭터 원화와 달리 지루한 전투는 "결국 캐릭터 모으기 게임"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최 이사는 "'창세기전4'의 처음 기획 의도에는 부합하는 평가기도 하다"고 말했다. 최초 기획 단계에서 '창세기전4'는 캐릭터 수집 게임이 목표였다는 설명이다.

그는 "'창세기전'은 본질적으로는 캐릭터 수집 게임이다. 제가 만들었으니 장점과 단점을 알고 있다. 시스템이나 밸런스가 완벽한 게임은 아니었지만, 캐릭터의 매력으로 시너지를 냈던 게임"이라고 말했다.

'창세기전'이니까 다른 게임 따라 만들 수 없었다

지난 테스트에서 비판을 많이 받았기에, 이번 테스트에서는 "그래도 할 만한 게임"이라는 반응을 얻는 것이 1차적인 목표다. 유저들의 비판 중 억울한 부분은 없었을까. 최 이사는 "그래픽 파트에서 억울해하는 측면은 있다"고 말했다. 지나치게 그래픽 퀄리티가 낮은 게임이라고 오해를 샀다는 것이다.

그는 "유저들을 위해 디폴트 옵션을 저사양 컴퓨터에 맞兀쨉? 보통 유저들은 그래픽 옵션을 수정하지 않고 게임을 한다. 그러니 그래픽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커뮤니티에 돌아다니는 스크린샷들도 봤는데, 실제로 그 정도까지 퀄리티가 떨어지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이어 "그래픽 수준이 단 기간에 확 올라가기는 힘들지만, 어느 정도 개선은 됐다고 본다"며 "유저들이 실제 게임을 해보면 예전보다 나아졌다고 분명하게 느낄 것"이라고 설명했다.

2차 CBT는 16일까지 테스터 신청이 가능하며, 총 20000명의 테스터를 모집한다. 최 이사는 "자칫하면 마지막 프로젝트가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개발하고 있다"며 "10년 넘게 '창세기전' 시리즈를 개발하면서 애착이 많다.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다 자식들 같다"며 애착을 드러냈다.

달라진 '창세기전4'가 유저들에게 어떠한 평가를 받을지는 예측하기 힘들다. 다만 숱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도 여타 MMORPG와는 다른 길을 가는 것은 분명하다. 다른 길을 가는 이유는 "'창세기전'이니까"라는 최연규 이사의 한 마디로 압축된다.

"독특한 게임을 만들려고 했고, 굉장히 긴 개발기간 동안 여러 가지 시도들을 많이 해봤다. '그냥 다른 게임 적당히 따라 만들었으면'이라며 후회를 하기도 했다. 천재가 아닌 이상 오리지널을 만들기는 쉽지 않겠지만, 적어도 차별화 된 게임은 만들고 싶었다. 이 게임은 '창세기전'이니까."</p>

백민재 한경닷컴 게임톡 기자 mynescaf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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