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rt & Mobile] 고스톱·포커 등 '웹보드 게임' 부활 날개 폈다

입력 2015-09-03 07:00
조건부 유료화 등 규제 완화
게임업체들 진출 잇따라


[ 이호기 기자 ] 고스톱 포커 등 ‘보드 게임’을 온라인 또는 모바일로 즐기는 ‘웹보드 게임’이 올 하반기 게임업계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그동안 사행성 논란으로 침체 국면을 맞았던 웹보드 게임은 최근 정부의 규제 완화와 더불어 신작이 속속 출시되며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이정웅 선데이토즈 대표는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연내 모바일 웹보드 게임인 ‘애니팡 맞고’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모바일 웹보드 게임은 캐주얼 유저가 쉽게 즐길 수 있는 만큼 잠재력이 큰 블루오션 시장”이라며 “다음카카오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연내 게임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잇따른 신작 출시…웹보드 게임 ‘붐’

현재 모바일 게임의 주류는 애니팡 같은 퍼즐 게임과 청소년이나 젊은 층이 즐기는 ‘롤플레잉게임(RPG)’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5 게임 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어떤 게임을 하느냐는 질문에 퍼즐 게임(31.8%)이나 RPG(13.4%)라?답한 비중이 45.2%에 달했다. 웹보드 게임은 10.2%에 머물렀다.

그러나 구매력이 높은 40~50대 중장년층에선 오히려 웹보드 게임 이용률이 30~40%로 높은 편이다. 이런 점에서 게임업계는 새로운 수요를 발굴할 수단으로 모바일 웹보드 게임에 주목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달 커뮤니티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인 ‘밴드’를 통해 네오위즈게임즈가 개발한 고스톱게임 ‘피망 뉴맞고’를 출시했다.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인데도 밴드의 게임 순위 1위를 지키고 있다. 동창회 등 성년 모임이 활발한 밴드의 가입자 특성상 성인용 게임이 먹힐 것이란 전략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다음카카오도 최근 2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웹보드 게임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김범수 다음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한게임에 있을 때 웹보드 게임으로 회사를 키운 주인공이다. 다음카카오의 투자전문회사 케이벤처그룹은 최근 게임 운영·유통(퍼블리싱) 전문 회사 ‘엔진’의 지분 66%를 인수했다. 남궁훈 엔진 대표는 한게임 원년 멤버로 김 의장과 인연이 깊다. 웹보드 게임 출시를 앞두고 라인업을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게임 규제 완화로 시장도 ‘들썩’

정부도 최근 게임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추세다. 정부는 2010년부터 모바일 웹보드 게임의 유료화, PC 게임과의 연동 등을 금지해왔다. 그러다 지난해 10월 월·일별 사용 가능한 금액에 제한을 두고 자동 베팅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조건을 걸고 유료화를 허용해줬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고스톱·포커류 게임은 높은 사양이 필요 없고 플레이 시간이 짧으며 이동 중에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모바일에 최적화된 장르”라며 “온라인 웹보드 게임의 주요 고객인 중장년층이 올 하반기 잇따른 신작 출시로 모바일로 계속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웹보드 게임 시장은 2000억원 규모로 모바일은 이 가운데 10%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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