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군이 국력이다] 한·미, 역대 최대 규모 '화력훈련'

입력 2015-08-28 18:19
포탄 7600발 쏴 2㎞ 밖 적 가상진지 초토화…박 대통령 "우리 군 믿는다"

한·미 장병 3천명 훈련
벌컨·경공격기·전차 등 각종 무기 300여대 동원
박 대통령 "전역연기 장병들 국민에게 감동 줘"


[ 최승욱 / 김대훈 기자 ]
K-9 자주포가 연신 불을 뿜었고, FA-50 국산 초음속 경공격기가 미사일 수십발을 내리꽂았다. 2㎞ 전방 가상의 적 진지는 초토화됐다. 관객석에서는 탄성과 박수갈채가 터져나왔다.

28일 경기 포천에 있는 육군 승진과학화훈련장에서 박근혜 대통령 등이 참관한 가운데 ‘2015 통합화력 격멸훈련’이 실시됐다. 한·미 장병 3000여명과 육군 공군의 양국 주력 무기 318개가 동원돼 지금까지 실시된 8번의 훈련 중 사상 최대 규모로 치러졌다.

육군 승진과학화훈련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77년 우리 군 사상 최초로 개최한 국산무기화력시범을 참관한 곳이다. 평소 대대급 이상 부대의 공지(空地)합동훈련을 통해 적 도발에 대한 대응방식을 숙달하고 화력을 과시해 온 군의 땀과 노력이 서린 현장이라고 군 관계자는 설명했다.

한·미 연합군은 이번 훈련을 지난 12일부터 이날까지 총 네 차례 진행했다.

이날 마지막 훈련은 최근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도발 등으로 한반도의 긴장 수위가 최고조에 달했던 직후 실시한 만큼 적 도발에 대한 한·미 연합군의 응징의지를 다지는 자리가 됐다. 군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참관단을 모집해 이번 훈련을 일반에 공개했다.

비호, 벌컨, 자주포를 시작으로 K-4와 K-6 기관총, 106㎜ 무반동포와 K-55, K-9 자주포 등이 굉음과 함께 불을 뿜었다. 이들 무기는 3~5㎞ 거리의 표적을 정확히 타격하는 위력을 보였다.

공군의 공중조기경보통제기인 ‘피스아이(E-737)’가 훈련장 상공을 지나갔고, 정찰기 RF-16(새매) 2기와 육군 무인항공기 1기가 감시 기동하는 모습도 공개됐다. 레이더에 적군이 아군의 전방초소(GP)를 향해 총격 도발을 했다는 사실이 탐지된 순간 벌컨포 등 1440발이 1㎞ 떨어진 표적에 정확히 꽂혔다. K-4 고속유탄기관총과 K-6 기관총이 240발, 600발씩 불을 뿜자 표적은 형체를 알아보지 못할 정도가 됐다.이날 한·미 양국군은 70분간 포탄 등 7600여발을 쏟아부었다.

적군이 단거리 미사일로 추가 도발을 시도하는 장면도 연출됐다. 아군의 F-15K 전투기 2기는 적의 미사일 기지에 1발당 약 900㎏ 나가는 MK-84 폭탄 6발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떨어뜨렸다. 포병부대가 105㎜ 곡사포 22발을 쏴 상공에 승리의 ‘V’자를 만들었다.

훈련을 참관한 박 대통령은 방명록에 “애국심으로 뭉친 강한 군대”라고 썼다. 장병 대표들을 향해 “훌륭하다. 우리 군을 믿는다. 이번에 여러분이 어떤 마음으로 나라를 지키고 있는가를 잘 나타냈다”며 “자주국방 의지도 보여줬다”고 격려했다.

박 대통령은 훈련 참관을 마친 뒤 최근 북한 도발 때 전역 연기를 신청했던 장병들을 만나 “훌륭한 모습을 보여줘 국민 모두가 감동받았고 안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장병들은 “대통령님 사랑합니다”며 환호했다.

포천=최승욱 선임기자/김대훈 기자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