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금융그룹
지방 금융지주 최초 자산 100조시대 열어
부산·경남은행 투뱅크 체제…조직·업무 공유로 시너지
부산·울산·경남 기업 많은 중국·베트남 시장 공략
[ 류시훈 기자 ]
BNK금융그룹은 금융산업의 대형화·겸업화 추세에 대응하고 고객에게 종합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2011년 3월 출범했다. 당시 명칭은 지역은행인 부산은행을 기반으로 한 BS금융지주였다. 지난해 10월 경남은행을 새로운 계열사로 편입한 뒤 올해 3월엔 사명이 BNK금융그룹으로 변경됐다.
지난달 28일엔 BNK자산운용(옛 GS자산운용)을 편입, 지주 출범 4년여 만에 8개 자회사를 거느린 대표적인 지역금융그룹으로 발돋움했다. BNK금융은 이제 부산·울산·경남 등 한국의 동남경제권을 뛰어넘어 수도권과 아시아 주요 국가로 뻗어가고 있다.
‘글로벌 초우량 지역금융그룹’ 비전
BNK금융그룹의 경영비전은 사명인 ‘BNK’에 녹아 있다. 지난해 경남은행의 편입 이후 부산은행, 경남은행은 물론 그룹 전체를 아우르는 통일된 명칭이 필요했다. 기존 사명인 ‘BS’가 지닌 부산이라는 지역색을 탈피해 부산·울산·경남을 아우르는 동남경제권 대표 금융그룹으로서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 나가려는 의지를 보여줘야 했다.
새로운 사명인 BNK는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이 만나 대한민국 대표 금융그룹으로 도약한다(Beyond No.1 in Korea) △완전히 새로운 금융(Brand New Kind)을 추구한다 △해외 진출의 교두보가 될 아시아 국가에서 금융과 은행을 뜻하는 BANK를 연상시킨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BNK금융은 지난 6월 말 기준 총자산이 약 101조3000억원으로 지방 금융지주사로는 처음으로 자산 100조원 시대를 열었다. 올 상반기 순이익은 3194억원으로 작년 한 해 실적(3631억원)에 육박했다. 이런 실적은 핵심 계열사인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을 중심으로 지역 고객에 밀착한 관계형 영업을 지속해온 결과다.
특히 두 은행의 직원 대부분이 부산 울산 등 경남지역 출신으로 지역에서 탄탄한 인적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 이 같은 네트워크에서 나오는 지역기업에 대한 정보력은 BNK금융의 핵심 경쟁력인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에 크게 기여한 게 사실이다.
BNK금융은 향후 신성장사업 발굴, 비은행 부문 비중 확대, 동남아시아 중심의 해외 진출 가속화 등을 통해 2020년까지 ‘아시아 30대, 글로벌 100대 금융그룹’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투 뱅크(Two Bank) 시너지 극대화
비전 달성을 위해서는 그룹 주력인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게 급선무였다. 내실을 다져야 더 높이 도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BNK금융은 경남은행을 인수할 때부터 ‘투 뱅크’ 체제로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부 비효율을 없애고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 두 은행 간 본부 조직, 업무 기준 및 정책 등을 통일해 상품과 서비스를 공유하고 있다. 또 연계영업 및 공동상품 개발을 통해 두 은행 거래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신용카드와 IB사업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BNK금융은 판단했다. 이를 위해 지주회사 내 계열사별 사업을 통할하는 사업지원단을 운영하고 두 은행의 카드 및 IB사업단장은 지주회사의 각 사업지원단장을 겸직하도록 했다. 두 은행의 카드 부문이 하나처럼 움직이게 되면 중장기적으로는 그룹 내에 전업카드사 설립도 추진할 방침이다.
BNK금융은 또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 미음산업단지에 2016년 말 준공을 목표로 통합전산센터를 건설하고 있다. 계열사별 전산센터를 한 곳에서 통합 운영해 비용을 줄이고, 글로벌 수준에 금융IT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부산은행·캐피탈, 해외진출 ‘선봉’
국내 금융시장은 저성장, 저수익 구조가 장기화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지 오래다. BNK금융그룹은 신시장 개척 ?통한 영업기반 확대를 위해 해외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공략 지역은 금융에 대한 잠재 수요가 크고, 부산·울산·경남지역 기업이 다수 진출한 중국과 동남아시장이다.
부산은행과 BNK캐피탈이 해외 진출을 선도하고 있다. 부산은행은 중국 베트남 미얀마 등에서 해외 네트워크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2012년 말 개설한 해외 첫 영업점인 중국 칭당오지점은 지난해 흑자로 돌아섰다. 최근엔 위안화 영업을 위한 예비 인허가도 따내 연말께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부산·울산·경남지역 기업이 많이 진출한 베트남 호찌민에도 곧 지점을 열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지난 7월 성세환 BNK금융 회장과 만난 베트남 총리가 연내 부산은행 호찌민 지점 개설을 위한 인허가를 서두를 것을 지시했기 때문이다. 지점 본인가를 취득하면 2011년 6월 대표 사무소를 개설한 지 4년여 만에 결실을 거두게 된다.
부산은행은 또 최근 미얀마 양곤사무소를 개설해 중국 칭다오, 베트남 호찌민에 이어 세 번째 해외 거점을 마련하기도 했다. 양곤 지역은 BNK캐피탈 미얀마법인이 지난해 12월 한국계 여신금융전문회사로는 처음 영업을 시작한 곳이다. 이번에 부산은행 대표사무소가 문을 열어 계열사 간 동반 진출에 따른 시너지효과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BNK금융은 이들 지역 외에 필리핀, 인도, 인도네시아 등을 우선 진출 대상 지역으로 선정하고 현지 시장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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