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리디아 고 빠진 사이…
요코하마클래식 27일 개막
작년 대결선 허미정 승리
김세영·김효주·헨더슨, 신인왕 경쟁 다시 점화
[ 이관우 기자 ]
미국 LPGA투어 통산 11승의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는 미국의 자존심이다. 하지만 올 시즌 그는 K골프의 기세에 눌려 한 번도 우승컵에 손을 대지 못했다. 준우승만 세 번이다. 지난주 열린 캐나디안퍼시픽여자오픈에서 뉴질랜드 동포 리디아 고(18)에게 역습을 당했고, 2월에는 양희영(혼다LPGA타일랜드), 3월엔 김효주(JTBC파운더스컵)에게 덜미를 잡혔다. 한국(계) 선수만 없었으면 진작에 다승자가 됐을 그에게 지금은 한국 골프팬들까지 ‘우승 한번 하라’고 응원할 정도다.
○허미정·루이스 “또 만났네”
K골프 징크스 탈출을 꿈꾸는 루이스에게 27일(현지시간) 미국 앨라배마주 프랫빌의 RTJCC(파72·6955야드)에서 개막하는 요코하마타이어클래식(총상금 130만달러)은 호기다. 박인비(27·KB금융그룹)와 리디아 고가 대회를 건너뛰는 만큼 우승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박인비의 결장은 2주 뒤 열리는 메이저대회 에비앙챔피언십을 염두 ?둔 포석이다. 이달 초 커리어 그랜드슬램(생애 통산 4대 메이저 우승)을 달성한 그가 에비앙챔피언십까지 제패하면 ‘진짜 커리어 그랜드슬램’ 논란이 사그라들 수 있다. 미국 일부 매체는 “박인비가 4개가 아닌 5개 메이저대회를 모두 석권해야 커리어 그랜드슬램”이라며 어깃장을 놓기도 했다.
리디아 고 역시 불참하는 이유가 있다. 지난주 캐나디안퍼시픽여자오픈 제패로 시즌 3승을 달성한 그는 통산 8승을 거두고도 메이저 우승컵이 없다.
세계랭킹 1, 2위가 빠진다고 해서 만만한 건 아니다. 디펜딩 챔피언 허미정(26·하나금융그룹)은 경계대상 1호다. 루이스는 지난해 9월 열린 이 대회에서 허미정에게 밀려 우승컵을 놓쳤다.
허미정도 양보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지난해 그는 이 대회를 제패하며 5년 무관의 설움을 씻었다. 허미정은 2009년 8월 세이프웨이클래식 우승 이후 긴 슬럼프에 빠져 있었다. 176㎝의 큰 키에 수려한 외모, 국가대표 출신의 실력을 겸비해 골프팬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기대주치곤 초라한 성적이 너무 오래갔다. 그는 지난주 열린 캐나디안퍼시픽여자오픈에서 공동 12위를 차지하며 샷감을 끌어올린 상태다.
○김세영·김효주 루키 경쟁 재점화
김세영(22·미래에셋)과 김효주(20·롯데)의 신인왕 경쟁도 다시 달아오른다. 1위 김세영(1051점)과 2위 김효주(1004점)의 차이가 47점밖에 안 된다. 이번 대회 성적에 따라 신인왕 경쟁 구도가 뒤바뀔 수 있다는 얘기다. 대회 우승자가 150점을 가져간다. 지난 2월과 4월 올 시즌 2승을 올린 김세영은 이후 들쭉날쭉한 성적을 보이며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커트 탈락하는 등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하지만 캐나디안퍼시픽여자오픈에서 선두와 1타 차 공동 3위에 오르며 통산 3승 사냥에 시동을 걸었다.
김효주에게도 시즌 2승이 절실하다. 지난해 에비앙챔피언십을 제패한 데 이어 올 3월 JTBC파운더스컵까지 거머쥐면서 ‘올 시즌 최소한 3승’을 기대하게 했지만 이후 승수가 없다. 국내 대회를 오가는 강행군 탓에 샷감이 흐트러진 게 가장 큰 요인이다. 그는 올 시즌 한국을 세 번, 중국을 한 번 오가며 21개의 국내외 대회에 출전했다. 이달 캄비아포틀랜드클래식에서 첫 승을 올린 17세 ‘천재 소녀’ 브룩 헨더슨(캐나다)은 이 두 사람이 경계해야 할 공통의 적이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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