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종조합이 회사가 제시한 임금동결안에 반대하며 2년 연속 파업에 들어갔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26일 오후 2시부터 3시간 동안 울산 본사에서 파업을 강행했다.
파업에는 전체 조합원 1만7000여명(울산 본사 조합원 1만5000여명) 가운데 3000여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사무소와 군산조선소 등의 조합원 1100여명과 방산물자를 담당하는 특수선사업부 조합원은 파업 대상에서 제외됐다.
노조는 오후 2시부터 단위 사업장별 출정식을 갖고, 오후 3시30분부터 노조 사무실 앞 중앙무대에 모여 집회를 시작했다. 파업은 오후 5시까지 이어졌고, 참가자들은 파업이 끝난 직후 퇴근했다.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근로자들은 평소처럼 근무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올해 총 17차례 만났지만 임금협상안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기본급 12만7560원(6.77%) 인상 △직무환경수당 100% 인상 △고정 성과금 250% 이상 보장 △성과연봉제 폐지 등을 요구했다. 반면 회사 측은 기본급을 동결하되 생산성 향상 격려금을 약정임금(기본급에 수당을 포함한 금액) 1개월분의 100% 지급하고, 안전목표 달성 격려금을 100만원 지급하는 안을 제시했다. 지난해 3조249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3634억원의 적자를 내는 등 영업실적이 악화됐기 때문에 동결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현대중공업은 이날 소식지를 통해 “회사는 막대한 생산 차질을 초래할 노조의 파업 강행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며 “노조는 지금이라도 파업을 철회하고 노사 상생의 길을 찾는 게 급선무”라고 촉구했다. 울산상의 관계자 역시 “조선업계 불황은 누구나 아는 사실인데도 노조가 파업하는 것은 배부른 투쟁”이라고 비판하는 등 지역 경제계에서도 파업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노조 파업으로 총 158억원의 매출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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