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8·25 합의'] 정부 "남북 경제협력 거론할 때 아니다"

입력 2015-08-25 18:17
천안함 폭침 사과해야 5·24 제재 해제 가능


[ 김대훈 기자 ] 남북이 25일 고위급 접촉을 통해 북한의 지뢰 및 포격 도발로 조성된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는 데 합의하고 당국 간 대화를 추진하기로 함에 따라 경제협력 사업들이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그렇지만 우리 정부는 경협 문제는 아직 거론할 때가 아니라는 반응이다. 2010년 북한이 저지른 천안함 폭침 사건에 대해 북한이 사과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5·24제재 조치는 남북 교역 중단, 대북 신규투자 및 진행 중인 사업의 투자 확대 금지, 대북지원 사업 보류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남북 경협 사업은 개성공단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멈춘 상태다. 2008년 북한의 남측 관광객 피격사건으로 금강산 관광도 중지됐다.

우리 기업들은 이번 고위급 접촉 합의로 경협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남북이 관계 개선을 위한 당국 간 회담을 이른 시일 안에 개최해 여러 분야에서 대화와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남북 간 협상 타결을 환영하고 ‘남북경제교류 신(新) 5대 원칙’에 따라 차근차근 경협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전경련이 지난달 15일 밝힌 5대 원칙은 △남북 당국 간 대화 진전과의 조화 △남북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경제교류 △북한 경제개발은 북한이 주도 △남북한 산업의 장점이 결합된 산업구조 구축 △동북아 경제권 형성을 위해 주변국의 참여와 지지 확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남북 협상 타결로 개성공단을 비롯한 경색된 남북 경협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쉽지 않을 전망이다. 북한이 천안함 폭침에 대해 사과는커녕 사실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천안함 폭침에 대한 사과가 없는 한 5·24제재 조치를 푸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이번 고위급 접촉에서도 북한 측은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를 거론했으나 우리 측은 “이번 접촉에서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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