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금호산업 매각, 신속한 결정이 더 중요하다

입력 2015-08-25 18:07
금호산업 매각이 지연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이 금호산업 인수가로 6503억원을 제시했지만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그보다 3715억원이나 많은 1조218억원을 요구하고 있어서다. 투자원금을 한 푼이라도 더 회수하겠다는 채권단의 입장을 모르는 바 아니다. 하지만 이대로 가면 주주는 말할 것도 없고 채권단까지 피해를 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게 문제다. 요동치는 중국 경제 등 주식시장의 악재가 가시지 않는 상황에서 매각 타이밍을 놓치면 금호산업 주가가 더 큰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

매각이 늦어지면서 기업 가치가 오히려 떨어져 채권단이 손실을 보는 사례는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다. 특히 금호산업은 제2의 대우조선해양 사태가 될 수 있다는 위기론마저 나오는 마당이다. 7년 전 한화그룹이 6조4000억원을 제시했던 대우조선해양의 몸값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판단 미스로 지금은 6000억원대로 떨어져 무려 10분의 1 토막이 난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 더구나 금호산업의 경영 정상화가 미뤄짐으로 인해 빚어질 각종 사업계획의 차질까지 생각하면 지역 경제는 물론 국가 경제에도 악재가 될 수 있다.

공은 채권단으로 넘어갔다. 경영 프리미엄을 이중 계산했다는 논란에서 보듯 일각에서는 채권단이 과욕을 부리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원금 회수만 고집하다간 때를 놓치기 십상이다. 채권단의 신속한 판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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