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가격 올린 유니클로…가격 동결 토종 SPA

입력 2015-08-24 19:13
유니클로, 엔저에도…청바지 등 주력제품 20% 인상
탑텐·스파오 "빼앗긴 손님 되찾겠다"

유니클로, 해외 외주생산 엔저로 납품가 부담 커져
스파오·탑텐 '가격 경쟁력'…"공격 마케팅 나설 것"


[ 임현우 기자 ]
‘저렴한 옷의 대명사’로 통하던 일본 제조·직매형 의류(SPA) 유니클로가 한국 가격을 큰 폭으로 올렸다. 반면 ‘유니클로 대항마’를 자처해온 토종 SPA 브랜드인 탑텐과 스파오는 가격 동결로 차별화에 나섰다.

24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유니클로는 올가을·겨울 신상품을 출시하면서 주요 제품 가격을 1년 전보다 최대 20% 인상했다. 청바지 인기 품목인 ‘울트라 스트레치 진’ ‘스트레치 셀비지 진’ 등은 4만9900원에서 5만9900원으로 1만원씩(약 20%), 긴팔 스웨트 셔츠와 플란넬 셔츠는 2만9900원에서 3만4900원으로 5000원씩(약 17%) 높였다. 그래픽 티셔츠, 데님 셔츠, 원피스, 스커트 등도 품목에 따라 가격을 5000~1만원씩 올렸다.


유니클로의 한국법인 FRL코리아 측은 “가격 인상 제품은 전체 품목의 20% 정도로 평균 인상률은 9%”라며 “정가는 인상됐지만 품목별로 다양한 할인행사를 벌여 소비자 부담은 최소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근 엔저(低) 현상을 감안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유니클로의 한국 내 판매가격이 내려갈 것으로 기대하게 된다. 하지만 유니클로가 가격을 인상한 것은 100% 외주를 맡기는 이 회사의 생산방식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유니클로는 자체 공장을 두지 않고 중국, 동남아 등의 하도급업체를 통해 제품을 공급받고 있다.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 협력사에 지급하는 납품가 부담이 커져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유니클로는 일본 등에서도 옷값을 10~20% 인상했다. 최근 엔저가 지속되면서 브랜드의 최대 무기였던 가격 경쟁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반면 토종 SPA 브랜드들은 신상품 가격을 지난해와 똑같이 동결했다. 유니클로의 가격 인상을 ‘호재’로 삼아 시장 공략에 한층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신성통상의 SPA 브랜드 탑텐은 맨투맨 티셔츠와 줄무늬 티셔츠를 1만9900원, 청바지는 3만9900원 등에 내놨다. 이랜드 스파오도 주력 상품인 ‘1.2.9 진’ 청바지와 맨투맨 티셔츠는 1만2900원, 옥스퍼드 셔츠는 1만9900원 등 작년과 같은 가격에 판매하기로 했다.

신윤종 탑텐 상무는 “유니클로가 ‘품질 대비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시장을 장악해 국내 패션회사들이 어려움을 겪었다”며 “탑텐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만큼 공격적인 마케팅 기회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성통상과 이랜드는 미얀마, 베트남, 스리랑카 등에 자체 생산공장을 두고 전체 SPA 의류의 80% 이상을 직접 만들고 있다. 오랜 의류 제조 노하우를 활용해 가격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니클로는 정가를 올리긴 했지만 게릴라식 할인 행사를 수시로 진행하고 있다. 당장 이날부터 신상품 청바지를 1만원씩 할인 판매하는 ‘가을맞이 특별 세일’에 들어갔다. 탑텐도 품목을 바꿔가며 특가 세일을 벌일 예정이다. 올가을 SPA 시장에서 유니클로와 토종 업체들 간 ‘가격싸움’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전망이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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