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중국 리스크'] 국제 원자재값 금융위기 수준 주저앉아

입력 2015-08-24 17:45
상품시장도 초토화


[ 나수지 기자 ] 중국의 경기 둔화와 증시 폭락 쇼크에 국제 원자재 가격이 6년 전 금융위기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은 24일 한때 시간외 거래에서 전날보다 3.33% 하락한 배럴당 39.11달러에 거래됐다. 10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런던ICE선물시장 시간외 거래에서 전날보다 2.62% 떨어진 배럴당 44.27달러를 기록했다. WTI 가격이 배럴당 40달러 밑으로, 브렌트유가 배럴당 45달러 밑으로 내려간 것은 2009년 3월 이후 6년 반 만에 처음이다.

이란이 원유 생산량을 늘릴 것이라는 전망도 유가 하락을 부추겼다. 비잔 남다르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은 이날 이란 석유부 홈페이지를 통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시장 점유율을 지켜낼 것”이라며 “지금 산유량을 늘리지 않으면 이란은 영원히 시장 점유율을 잃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물경제 흐름을 미리 반영해 움직인다는 의미에서 ‘구리박사’라고 불리는 구리 가격도 추락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가격은 이날 t당 5000달러 선을 오갔다. 앞서 지난 19일에는 t당 4995달러를 기록해 5000달러 선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구리 가격이 t당 5000달러 선까지 떨어진 것은 2009년 이후 처음이다. 구리 가격이 정÷?찍었던 2011년(1만148달러)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22개 원자재 종목으로 구성된 블룸버그 상품지수는 이날 한때 전날보다 1% 하락한 86.9499를 기록, 1999년 8월 이후 1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