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어디서 약을 팔아!"
허황된 얘기로 사람을 꾀려고 할 때 쓰는 말입니다. 실제로 값싼 건강기능식품을 만병통치약으로 둔갑시켜 고가에 파는 사기 행위는 여전히 횡행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관련 제품의 실제 효능을 잘 모르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것입니다.
최근 한국 주식 시장에서 급등락하고 있는 제약·바이오주들의 흐름을 보면, 공교롭게도 이 말이 참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이들 대부분이 기록적인 주가 상승률을 보였지만, 아직 기록적인 실적개선세는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원래 주식이란 게 기업이 미래에 벌 돈을 예상해 먼저 그 가치를 주가에 반영하는 특성이 있기는 합니다. 미래가치를 땡겨온다고도 표현하죠. 그래도 요즘의 제약·바이오주는 좀 심합니다.
신약 개발이 화두가 된 제약·바이오주들의 올해 주가 상승률은 경이롭습니다. 최근 급락에도 2015년 들어 8월21일까지 유가증권시장 의약품업종지수는 50.82% 급등했습니다. 코스닥시장의 제약업종지수 상승률도 49.59%에 달합니다.
잘 나가는 특정 기업이 아닌 업종 전체가 모두 급등한 것이기 때문에, 고평가 논란이 나올 수밖에 없는 거죠. 특히 적자 기업임에도 주가가 급등한 일부 종목을 보면 '말도 안 된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이제는 제약·바이오주에 대해 옥석가리기에 나설 시점입니다.
구완성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약·바이오주의 상승세는 처음부터 실적을 바탕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최근의 주가 부진을 단순히 실적 실망감 탓으로 돌릴 수만은 없다"며 "제약·바이오 기술에 대한 기술적·상업적 성공 가능성과 관련해 뚜렷한 기준이 정립되지 않아 혼란스러운 양상이 반복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앞으로 제약·바이오주가 지금까지와 같은 급격한 상승을 보여주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제약·바이오에 잠재된 '세렌디피티(Serendipity·뜻밖의 발견)' 때문에 투자자들의 관심은 계속될 것으로 봤습니다.
이제 제약·바이오주 투자는 연구개발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는, 정말 좋은 곳에 해야 한다는 주문입니다.
회사의 기술이나 신약후보물질(파이프라인)이 최근 연구개발 흐름에 맞게 개발되고 있는지, 글로벌 경쟁업체 대비 어느 정도의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지, 기술과 파이프라인의 확장성이 어느 정도인지 등에 대한 답을 구하라는 것입니다.
창투사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의 바이오 심사역인 장은현 상무는 "제약·바이오 기업 투자에서 가장 크게 보는 것은 글로벌 제약사로의 기술이전(라이선스 아웃) 가능성"이라며 "신약의 상업화는 너무 먼 얘기이기 때문에 기술이전에 주목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여러 개의 파이프라인을 가지고 있는 기업을 매력적으로 본다고 爛求? 파이프라인이 하나인 기업은 그것이 실패하면 투자금 회수가 어려워진다는 것입니다. 다양한 파이프라인에 적용 가능한 플랫폼 기술을 가진 기업도 주목하고 있다고 전합니다.
장 상무는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가 있는 파이프라인으로 항암제와 항생제, 대사성 질환 치료제 등을 꼽았습니다. 현재 세계에서 어떤 약이 가장 잘 팔리는지도 참고할 만한 자료입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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