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 반발에 밀린 동부 유리온실 운영 못해보고 결국 반값에 넘겨

입력 2015-08-24 02:38
우일팜에 200억원 매각


[ 임도원 기자 ] ▶마켓인사이트 8월23일 오후 4시 30분

동부그룹이 경기 화성에 지은 아시아 최대 규모의 유리온실이 2년 반 만에 새 주인을 찾았다. 인수업체는 전기공사 및 차량가스충전업체 우일계전공업 계열사인 우일팜이다.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우일팜은 200억원 안팎의 대금을 치르고 유리온실을 인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부그룹이 투입한 380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동부그룹은 2010년 농림축산식품부, 한국농어촌공사, 화성시와 사업협약을 맺고 화성 화옹 간척지구 유리온실 조성사업에 민간사업자로 참여했다. 농어촌공사 등이 간척지를 임대해주고 동부가 유리온실 시설을 짓는 조건이었다. 동부그룹 계열사인 동부팜화옹은 2010년 7월 공사를 시작해 2012년 말 유리온실을 완공했다. 규모는 축구장 17배 크기인 12만여㎡였다. 일본의 식품회사 가고메가 운영하는 10만여㎡ 크기의 유리온실을 넘어서는 아시아 최대 규모 시설이었다.

동부팜화옹은 유리온실이 완공되자 세계 시장 규모가 70조원가량으로 농산물 가운데 가장 큰 토마토를 생산 작물로 선정하고 재배에 나섰다. 국내 농가에서 생산하는 분홍빛 토마토(모모타로) 대신 업소용으로 쓰이는 유럽계 붉은 토마토(다볼)를 키워 90% 이상을 일본으로 수출할 계획이었다. 문제는 “대기업이 직접 농사에 나서면 영세한 농민들은 고사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는 농민들이었다. 동부그룹은 고민 끝에 2013년 3월 사업 포기를 선언했다.

동부그룹은 이후 유리온실 매각을 추진했으나 번번이 무산됐다. 2013년 6월엔 화성 농민단체가 설립한 화성그린팜에 유리온실을 팔고, 동부그룹과 공동 운영하는 것을 골자로 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지만 농민단체의 반발, 가격에 대한 이견 등으로 인해 매각이 불발했다. 농협중앙회도 한때 유리온실 인수를 검토했으나 지역농협 반대로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는 사이 유리온실은 운영이 중단된 채 방치됐고 동부팜화옹도 경영난을 겪게 됐다. 동부팜화옹은 2013년 3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낸 데 이어 지난해에도 3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농림축산식품부, 한국농어촌공사, 화성시 등의 동의를 거치면 매각 작업이 마무리된다. 유리온실 재가동 시기는 올해 연말로 예정돼있다.

우일팜 관계자는 “화옹 유리온실이 세계 최고 수준의 첨단 자동화 설비를 갖춰 농업의 산업화를 선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인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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