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희진 기자 ] "지수의 저점은 '수급'이 잡습니다. 현재 국내 증시의 수급이 진정세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보수적인 자세로 현금 확보에 주력할 것을 추천합니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1일 국내 증시 급락에 대해 "북한과 관련된 지정학적 리스크(위험)가 결정적인 요인이지만 최근 불안한 수급 상황의 연장선상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대외악재로 국내 증시의 수급이 악화된 상황에서 전날 북한의 도발로 지정학적 위험요인까지 부각됐다는 설명이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1900선 밑에서 급락 출발한 이후 장 초반 1856.91까지 밀리며 연중 최저점을 새로 썼다. 지수가 1850선에 거래됐던 것은 지난 2013년 8월이 마지막이었다.
이 팀장은 "외국인투자자가 여전히 돌아오지 않는 상황인 데다 연기금과 보험 등 기관투자자들이 아웃소싱(투자를 운용사에 위탁하는 방식)했던 펀드에서도 매도가 나오고 있다"며 "양 투자주체들이 일제히 자금 회수에 나서고 있어 당분간 수급의 저점을 잡기가 힘들어 보인다"고 판단했다.
코스닥시장의 경우 개인투자자의 거래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주식을 살 때 증권사로부터 대출을 받는 개인신용거래가 줄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스닥 개인신용거래잔고는 지난달 4조원대에서 이달 들어 3조8000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이 같은 수급 상황이 부담으로 작용해 당분간 국내 증시의 의미있는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과도한 낙폭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 나올 수 있겠지만 상승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아직 지수의 바닥이 아니라는 점에서 적극적인 매수는 자제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당분간 보수적인 자세를 취하되 단기적으로는 기술적 반등을 이용해서 현금 확보에 나설 것을 추천했다. 현금 확보 측면에서 고배당주에 선별적으로 접근하라는 조언이다.
이 팀장은 "통신업종과 같은 고배당주와 함께 소비업종 내 실적주를 선별해 접근하는 게 좋다"며 "특히 앞으로는 실적과 무관하게 특정 업종내 모든 종목이 오르던 유동성 효과를 더이상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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