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송파글마루도서관, 엎드려 독서할 수 있는 공간…'뒹굴뒹굴 책의 나라로'

입력 2015-08-20 18:44
스토리가 있는 도서관


[ 박상익 기자 ]
서울 장지동에 있는 송파글마루도서관은 개관한 지 2년이 채 되지 않은 ‘젊은 도서관’이다. 장수공원 한쪽에 아담하게 지어져 무심코 지나가면 도서관인지 알기 어렵다. 하지만 도서관 안에 들어가면 서울 시내 어느 도서관보다도 밝고 쾌적한 시설에 놀라게 된다.

송파글마루도서관은 2013년 10월에 문을 열었다. 송파구 남쪽에 열람과 자료 기능을 두루 갖춘 새 도서관이 필요하다는 여론에 따라 신설됐다. 책과 함께 쉴 수 있는 공원 속 도서관을 목표로 친환경 자재를 사용해 지어졌다. 지난해 1월 녹색건축물 그린 1등급 인증을 받았다. 관내 모든 조명을 LED(발광다이오드)로 설치해 밝고 편안한 느낌을 준다.

1층 어린이자료실 새싹마루는 도서관이 아니라 어린이집을 연상시킬 만큼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서가는 네모나고 딱딱해 보이는 책장 대신 밝고 낮은 책장을 배치했다. 아이들은 자료실 중앙에 마련된 공간에서 엎드려 책을 읽을 수 있다. 송파동화체험마을은 5~9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체험형 동화구연 프로그램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지하 1층에 마련된 135석 규모의 시청각실은 주말에 아이湧?위한 영화를 상영하는 극장으로 운영한다.

건물 2, 3층은 열람실과 자료실이 통합된 구조에 분야별 장서가 비치돼 있다. 이교엽 송파글마루도서관장은 “이용자들이 개관 초기엔 이런 구조를 낯설어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더 편안해 한다”고 설명했다. 자료실 안에 마련된 책상마다 전자기기를 충전할 수 있는 콘센트가 있으며 무선 인터넷도 쓸 수 있다. 층마다 마련된 키오스크를 이용하면 잔여 좌석이나 최신 도서 목록을 확인할 수 있고, 회원 카드에 전자태그 인식방식(RFID)을 활용하는 등 정보기술(IT) 도서관으로서의 면모도 갖추고 있다. 건물 옥상은 공원 지형에 맞게 작은 하늘공원이 꾸며져 책을 읽다 잠깐 쉬기도 좋다.

송파글마루도서관은 어린이뿐만 아니라 성인 이용자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0명의 독서 동아리 회원들은 2주에 한 번씩 모여 전문 강사와 함께 독서 토론을 한다. 책을 읽은 느낌을 단순하게 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책 속에 담긴 주제를 놓고 자유롭게 토론한다. 주민 교육 수준이 높은 지역 특성에 맞춰 원어민 강사가 진행하는 ‘영어 원서 읽기’ 프로그램도 인기가 높다. 이달 강좌에선 노먼 매클린의 소설 《흐르는 강물처럼》을 읽고 있다.

이 관장은 “매월 11일을 도서 기증데이로 정해 주민들이 기증한 책을 군부대, 어린이집, 요양원에 재기증한다”며 “앞으로 도서관을 지역 주민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정보 교류의 장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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