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버핏·아이칸 등 금융 대가들이 말하는 '머니 게임' 성공 전략

입력 2015-08-20 18:32
머니

토니 로빈스 지음 / 조성숙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 / 900쪽 / 2만2000원


[ 송태형 기자 ]
2008년 9월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는 변화심리학의 권위자이자 동기부여 분야의 세계적인 전문가로 꼽히는 토니 로빈스의 마음을 움직였다. 세계적으로 1000만부 이상 팔린 초대형 베스트셀러 《네 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1992)와 《거인의 힘, 무한능력》(1997)을 출간한 이후 책을 쓸 필요를 느끼지 못했던 그는 경제적 위기로 삶 전체가 송두리째 무너진 사람들을 보면서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나섰다. 평범한 사람이 돈의 주도권을 쥘 수 있도록 도와줄 방법이 무엇인지, 그들의 이익에 반해 움직이는 시스템과 맞서 싸울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했다. 자신에게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물었다.

로빈스는 그 답으로 《머니》를 내놨다. 4년여간의 집필 과정을 거쳐 미국에서 지난해 출간한 책의 원제는 ‘MONEY IS GAME, MASTER THE GAME’이다. 저자는 투자의 세계를 움직이는 ‘부의 거인’들이 알고 있는 ‘게임의 법칙’을 일반인도 배운다면 돈에서 자유로운 삶과 불안하지 않은 미래를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워런 버핏, 칼 아이칸, 존 보글, 레이 달리오, 데이비드 스웬슨, 카일 바스, 찰스 슈워브, 메리 캘러핸 어도스 등 ‘돈의 법칙’을 터득한 세계 최고 금융 대가 50여명을 직접 만나 그들의 지혜와 통찰을 끌어내기로 결심했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을 많이 인터뷰했다. 그들 대부분은 돈을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게임에서) 이기려면 규칙을 알아야 하고, 이미 게임을 정복한 사람들이 들려주는 최고의 성공 전략을 배워야 한다.”(30~31쪽)

저자는 자수성가한 억만장자, 노벨상 수상자, 금융계의 거인들로부터 얻은 지혜에 자신의 인생 성공 철학을 더해 재무적 자유에 이를 수 있는 ‘7단계 성공 계단’을 제시한다.

첫 계단은 인생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재무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소비자에 머물지 않고 투자자가 되기로 결심하고 소득의 일정 부분을 떼 저축하고, 그 과정을 자동화한 뒤 복리의 힘이 가동하기를 기다린다. ‘종잣돈’으로 뭉쳐질 때까지 끈질기게 모으는 것이다. 전설적인 투자자 존 템플턴도 수입의 50%를 저축에 쏟아부었다. 그는 “아내와 나는 뉴욕 라디오시티에서 고객 한 명 없는 상태에서 시작했고 그곳에서 25년을 일했다”며 “그리고 자선활동과 은퇴 후 사용할 자산을 넉넉히 모으기 위해 1달러를 벌면 무조건 50센트씩 저축했다”고 말했다.

두 번째 단계?머니 게임의 참관자가 아닌 당사자가 되기 위해 게임의 규칙을 파악하는 것이다. 광고에서 말하는 수익률과 실제 수익률을 비교하고 중개인과 수임자의 차이를 인식해야 한다. ‘시장을 이긴다’는 뮤추얼펀드 운용자의 말을 따져보고 수수료의 적정 여부를 살펴야 한다.

다음은 자신이 원하는 재무적 자유를 실현하려면 얼마의 돈과 시간이 필요한지 구체적인 숫자로 계산하고 달성 속도를 높이는 단계다. 저자는 푼돈의 숨은 힘을 상기시키는 흔한 조언부터 저축을 늘리고 수수료와 세금을 절약하는 법 등 속도를 높이는 다양한 길을 보여준다. 네 번째 단계는 이렇게 모은 돈을 어디에 어떤 비율로 투자해야 하는지에 관한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다. 세계 최고의 금융전문가들은 자산 배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성패를 가르는 열쇠로 자산배분 원칙을 절대 어기지 않는다. 저자는 자산을 안전 버킷, 위험·성장 버킷, 드림 버킷으로 나누고 어떤 비율로 배분할 것인지를 보글의 ‘나이대로 채권에 투자하라’ 원칙, 스웬슨이 설계한 실제 자산배분 포트폴리오 등을 통해 보여준다.

다섯 번째는 평생소득 계획을 설계하는 단계다. 여기서 운용자산이 1600억달러가 넘는 세계 최대 헤지펀드 창립자인 달리오의 전략이 공개된다. 최소의 위험으로 최대의 수익률 가능성을 높여주는 포트폴리오를 소개한다. 여섯 번째는 금융의 전설 12명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통찰과 투자전략을 직접 배우는 단계다. 그들의 접근법은 각각 다르지만 △절대 돈을 잃지 않는다 △적은 위험으로 큰 수익을 낸다 △예상하고 분산한다 △끝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등 네 가지 원칙만은 가볍게 다루지 않았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약 40년간 수많은 사람의 인생 코치로 활약해온 저자의 면모가 드러난다. 부의 궁극적 의미와 도구로서 돈의 가치를 더 극대화하는 방법 등을 짚어보고 성장하는 삶과 베푸는 삶의 가치를 되새겨본다.

저자는 이 같은 요지의 내용을 900쪽에 걸쳐 자세하게 다룬다. 방대한 분량과 투자전략서란 모양새에 겁먹을 필요는 없다. 로빈스 특유의 대중 강연 형식으로 다양한 적용 사례와 자기계발적인 응원을 곁들여 쉽게 설명한다. 재무적 자유를 통해 보다 높은 삶의 질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길잡이가 될 만하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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