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희한한 파업…현대중공업과 금호타이어 노조의 경우

입력 2015-08-20 18:10
현대중공업과 금호타이어 노조의 파업은 우리 산업의 근본적인 취약점을 보여준다. 대기업 ‘귀족노조’의 탐욕과 한계기업 구조조정 방식에 대한 심각한 재구축이 필요하다. 노동개혁이 왜 필요한지도 웅변적으로 보여준다.

조선업계가 불황에 빠지면서 지난해 현대중공업은 3조2000억원의 적자를 냈다. 지난 2분기 영업손실도 1710억원에 달했다. 이런 판에 노조는 전 조합원 부분파업과 별도의 간부파업을 예고했다. 임금 외에 직무환경수당, 고정성과급까지 월 25만원을 더 달라니 호황 때보다 더하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더 황당하다. 기업이 워크아웃에서 벗어나자마자 파업에 돌입했다. 워크아웃 졸업 직후에 임금을 25.6% 올리고도 더 내놓으란 파업이다. 영업이익률이 타이어 3사 중 꼴찌지만 평균 임금은 제일 높은데도 더 달라고 한다. 파업으로 인한 경영손실이 매일 52억원씩 쌓여간다.

13년 전, 잘나갈 때 현대중공업은 스웨덴 말뫼에서 초대형 크레인을 단돈 1달러에 사들였다. 하지만 이제는 되팔아야 할지도 모를 위기다. 4년여 전 55만원을 넘었던 주가는 지금 8만원대로 떨어졌다. 팔려가는 크레인을 보며 울었던 말뫼 시민들처럼 울산시민과 수만 협력업체 직원들까지 피눈물 흘리게 할 셈인가.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순이익 1229억원의 75%를 인건비 인상에 썼다. 또 임금을 올리면 연구개발 비용은, 마케팅 비용은 어떻게 대나. 워크아웃 과정에서 특혜성으로 지원된 채권단의 돈이 어떤 돈인가. 정책성 자금은 국민 혈세요, 상업 은행의 지원금도 예금주의 피땀 어린 돈이다. 물에서 건져내니 보따리 내놓으라는 격이다.

‘한계·좀비기업’의 처리방식부터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특혜 논란 속에 죽는 기업을 살려놓으니 노조부터 숟가락을 들고 달려든다. 외부감사를 받는 비금융 법인 2만5452개 중 한계기업(이자보상배율 3년 연속 1배 미만)이 3295개(15%)에 달한다는 게 한국은행 통계다. 이 중 74%(2435개)가 만성적 한계기업, 즉 좀비기업이다. 당장은 힘들어도 완전히 도려내야 할 환부에 진통제만 바르니 노조들이 회생지원금까지 임금으로 털어먹자고 한다. 죽어야 할 기업이 죽어야 살 기업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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