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억 투자 백신사업, 연구 7년 만에 첫 결실
세계서 두 번째 개발
기존 계란 유정란 방식보다 생산기간 짧고 대량생산 가능
"이르면 올해 WHO 입찰 추진"
[ 조미현 기자 ]
SK케미칼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세포배양 방식의 독감 백신을 내놨다. 세포배양 방식은 계란으로 만드는 기존 백신 생산 방식보다 빠른 시간 안에 대량생산이 가능하다. SK케미칼은 다국적 제약사 노바티스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세포배양 방식으로 독감 백신을 상용화한 제약사가 됐다.
프리미엄 백신으로 승부
SK케미칼은 19일 서울 소공로 더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세포배양 방식의 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를 선보였다. 한병로 SK케미칼 대표는 “백신 연구개발에 들어간 지 7년 만에 국내 최초로 세포배양 독감 백신을 출시하게 됐다”며 “SK케미칼이 직접 개발부터 생산까지 책임지는 첫 백신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SK케미칼은 지금까지 다국적 제약사 등에서 독감 백신 원액을 들여와 이를 주사기에 주입, 판매했다. 2008년 백신사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꼽은 SK케미칼은 경북 안동시에 1억4000만회 투여 규모의 백신 생산공장을 짓는 등 지금까지 4000억원을 투자했다. 한 대표는 “원액을 도입해 판매하는 사업 형태로는 한계가 있었다”며 “백신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프리미엄 제품으로 생산하게 됐다”고 말했다.
세포배양 방식 백신은 배양탱크에서 세포를 키운다. 기존 백신은 병아리가 태어날 수 있는 유정란에 바이러스를 넣어 세포를 키웠다. 닭에서 유정란을 확보하는 시간을 고려하면 세포배양 방식이 절반가량 생산시간이 짧다. 계란 알레르기가 있는 일부 환자에게도 접종할 수 있다.
하지만 원가가 높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미국에서는 세포배양 독감 백신이 기존 백신보다 70% 정도 비싸다. 한 대표는 “미국에서는 세포배양 백신이 독감 대유행 상황에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에 가격을 높게 쳐주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SK케미칼은 용량이 성인 백신의 절반인 생후 6개월에서 18세 이하 어린이·청소년용 독감 백신을 별도로 개발해 제품경쟁력을 높였다.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는 노바티스도 어린이·청소년용 세포배양 독감 백신을 개발하지 못하고 있다.
7조원 세계시장 공략
SK케미칼은 이르면 올해 안에 세계보건기구(WHO)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PQ)를 진행할 예정이다. 심사를 통과하면 유엔 유니세프 등 국제기구가 개발도상국에 지원하는 의약품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시장 진출을 위한 임상시험도 준비하고 있다. 세계 독감 백신 시장은 지난해 기준 5조5000억원에 이른다. 2020년에는 시장 규모가 7조1000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노피,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노바티스 등 다국적 제약사가 주도하고 있다.
다국적 제약사와 녹십자, 일양약품 등이 제품을 판매하는 국내 독감 백신 시장의 올해 규모는 4500억원으로 예상된다. SK케미칼은 스카이셀플루를 통해 올해 전체 시장의 18%인 약 8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 대표는 “대상포진, 폐렴구균 등 향후 2년 내 출시를 목표로 다양한 종류의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며 “세포배양 방식의 백신 생산을 계기로 세계시장을 주도하는 백신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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