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 "현역 20% 1차 물갈이"…술렁이는 새정치연합

입력 2015-08-19 18:01
수정 2015-08-20 05:21
혁신위 "의정평가 등으로 하위 20% 공천서 원천 배제"
野 일각 "인위적 교체는 월권" 반발…분당 촉발 전망도


[ 손성태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가 19일 내년 총선 공천에 앞서 소속 의원 129명에 대한 사전평가를 통해 하위 20%를 걸러내겠다는 ‘1차 물갈이’ 안을 내놨다.

새정치연합 혁신위는 이날 현역의원 평가에서 하위 20%에 해당하는 의원에 대해서는 지역을 불문하고 공천에서 원천 배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8차 혁신안을 발표했다.

혁신위는 지역구 의원들에 대해선 △지지도 여론조사(35%) △의정활동·공약이행평가(35%)△다면평가(10%)△총선과 지방선거 등 기여도(10%) △지역구 활동평가(10%) 항목을 합산해 순위를 정하는 안을 제시했다. 비례대표 의원은 의정활동과 다면평가만 한다.

김상곤 혁신위원장(사진)은 “기존 공천은 계파의 이익을 대변한 면이 없지 않았다. 이는 당내 갈등을 일으켰고 국민적 실망으로 이어졌다”며 향후 공천 심사과정에서 당 차원의 강력한 ‘물갈이’를 요구했다.

김 위원장은 “다음 선거만을 생각하는 기득권 정치인에게는 더는 기회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혁신위는 또 도덕성에 문제가 있는 인사나 분열·갈등 조정자, 막말 행위자에 대해서도 평가 결과와 무관하게 공천시 불이익을 줄 것을 요구했다.

혁신위원인 조국 서울대 교수는 “평가위 외에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에서 도덕적 하자가 있는 분은 자동적으로 날아가고, 공천 과정에서 또 평가가 이뤄진다”며 공천배제 비율은 20%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했다.

혁신위는 현역의원을 평가할 중앙당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평가위)의 경우 위원장을 포함, 15인 이내 전원 외부 인사로 구성하되 위원장은 최고위 의결을 거쳐 당 대표가 임명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평가는 임기 중간평가와 선거 6개월 전 평가 등 두 차례 시행하며 중간평가 30%, 최종평가 70% 비율로 반영된다.

인위적인 ‘현역 물갈이’가 현실화되자 새정치연합 내 분위기는 크게 술렁였다. 당 일각에서는 일부 평가항목이 객관성을 담보하기 어렵고, 혁신위가 현역 교체비율을 정하는 것이 월권이란 불만도 제기됐다.

전병헌 최고위원은 “평가항목이나 교체비율 등 혁신위가 고심한 흔적이 역력하다”면서도 “혁신위가 평가방법론만 제시하고 교체비율 등은 공천실무기구에 맡기는 것이 당내 불필요한 논란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 계파갈등과 신당론이 불거지는 상황에서 현역의원의 인위적인 교체가 분당을 촉발시킬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새정치연합 한 관계자는 “현역의원을 평가해 하위 20%를 걸러내는 것은 예전 서울시·도당에서 실험한 적이 있다”며 “배제된 인사들이 모조리 무소속으로 나와 야당 소속 후보가 다 떨어지고 새누리당만 좋은 일 시킨 적도 있다”고 지적했다.

혁신위는 이날 발표한 공천개혁안을 20일 당무위원회에 상정해 의결할 예정이다. 혁신위는 향후 전략 공천, 비례대표 공천, 공천심사 전반에 걸친 시스템 공천안, 경선방식에 대한 공천혁신안을 발표키로 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