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하 농협은행장 "자산건전성 선제 관리하자"

입력 2015-08-17 18:29
농협은행, 여신 인력 2017년까지 두 배로 늘린다

340개 기업 집중관리
대출 15억원 이상 기업 월 1회 이상 방문 점검


[ 박한신 기자 ] 김주하 농협은행장(사진)이 여신담당 인력을 2800여명에서 2017년까지 5000명 규모로 늘리기로 했다. 저금리와 기업 리스크가 상시화된 상황에서 자산건전성을 선제적으로 관리해야 수익성을 지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김 행장은 “아무리 좋은 영업 성과를 내더라도 건전성 관리가 무너져 부실여신이 생기면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며 “모든 영업점과 부서가 건전성 관리를 자기 일로 인식할 때 선도은행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신담당 5000명으로 확대

농협은행은 최근 기업 여신의 건전성을 높이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017년까지 여신전문 인력을 2821명에서 5000명 수준으로 크게 늘리기로 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개인·중소기업·대기업 등 3단계로 전문 자격을 취득하도록 지원하고 내부 교육을 강화한다.

앞서 지난달 말에는 340개 기업을 전담 여신관리 대상으로 정해 면밀히 점검하고 있다. 300억원 이상을 대출한 265개 기업과 자체평가에서 B등급 이하를 받은 75개 대기업이 밀착 점검 대상이다.

상시방문제도도 가동하고 있다. 농협은행 대출액 5억원 이상 또는 총대출액 15억원 이상 기업에 대해선 전담역으로 하여금 무조건 월 1회 이상 사업장을 찾아 상황을 파악하도록 했다. 본부에서 모니터링 중 대출 위험도가 커지면 즉각 거래기업을 방문해 확인하는 이슈확인제도도 시작했다.

또 본점 담당부서뿐 아니라 일선 영업점이 함께 건전성을 관리하라는 취지에서 충당금 관리시스템을 강화했다. 적자가 발생하거나 부도가 난 대출 정보만 영업점에 제공하던 기존 제도를 고쳐 예상손실 계좌와 담보가치 변동 등의 정보를 영업점과 공유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일선 영업점이 거래 기업의 상황을 보다 상세히 알고 관리할 수 있다고 농협은행은 설명했다.

○건전성 높여야 수익성도 제고

농협은행의 자산건전성 강화 드라이브는 지난해 1월 취임한 김 행장이 1년 넘게 준비해온 것이다. ‘리스크 관리능력 제고가 선도 은행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김 행장의 소신에 따라 관련제도 강화를 지시했고 벌써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농협은행 측은 밝혔다.

김 행장 취임 직전인 2013년 말 1.02%이던 연체율은 지난 6월 말 0.71%로 낮아졌다. 연체율은 총여신 가운데 1개월 이상 원금 또는 이자 연체가 발생한 채권 비율을 말한다. 3개월 이상 연체된 고정이하여신비율 또한 같은 기간 1.97%에서 1.65%로 떨어졌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농협중앙회에 수천억坪?배당해야 하는 농협은행의 특수성 때문에 부실 채권을 한 번에 충당금으로 털어낼 수 없어 그동안 자산건전성지표가 좋지 않았지만 최근 들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행장이 건전성 관리에 사활을 거는 것은 순이자마진(NIM)이 크지 않은 저금리 상황에서 부실채권이 발생하면 그만큼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가계대출보다 대출 규모가 큰 기업대출에 초점을 맞춰 관리방안을 내놓은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무시할 수 없는 규모를 가진 농협은행이 건전성까지 좋아지면 더욱 강한 경쟁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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