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 나흘째 출근 경영…"현장 방문 서두를 것"
[ 최유리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이 나흘째 출근 경영에 나서며 현장 복귀를 서두르고 있다. 2년7개월간의 공백으로 산적한 경영 과제를 챙기기 위해서다.
최 회장은 17일 오전 9시50분께 종로구 서린동에 위치한 SK본사로 출근했다. 출근 전에는 병원을 찾아 건강검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향후 투자 계획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안그래도 그걸 결정하거나 논의해보려고 회의를 소집했다"며 "회의가 끝나봐야 안다"라고 대답했다.
이날 최 회장은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그룹 주요 계열사 사장단으로부터 현안 업무보고를 받은 뒤 오찬을 함께 할 계획이다. 오찬에는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과 장동현 SK텔레콤 사장,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주 현장 방문 계획에 대해선 "최대한 빨리 움직여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르면 주중에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SK하이닉스 공장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에서 지원해 온 대전이나 세종 창조경제혁신센터 방문도 이뤄질 전망이다.
최 회장은 지난 14일 출소 후 회사에 들른 이후 하루도 빼놓지 않고 출근 행보를 이어갔다. 광복절 연휴인 15일과 16일에도 본사로 나와 주요 경영진들과 머리를 맞댔다.
특히 지난 15~16일 이틀 동안에는 김 의장과 각 위원장, 그룹내 일부 임원들과 함께 경제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김 의장이 최 회장에게 개략적인 그룹의 위기극복 현황과 국가 경제 활성화 기여 방안, 창조경제혁신센터 등에 대해 설명하고 이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다고 그룹 관계자는 전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이 어려운 상황속에서 위기 극복을 잘 해 준 구성원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며 "앞으로 SK그룹이 경제 활성화에 전념하는데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이 경영 복귀에 발빠르게 나선 것은 2년 넘게 사령탑을 비우면서 새 먹거리 발굴 등에 어려움을 겪어 왔기 때문이다. SK그룹은 최 회장이 구속된 2013년 이후 굵직한 인수·합병(M&A)전에서 잇따라 고배를 마셨다.
최 회장이 현장 복귀를 서두르면서 등기이사 복귀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최 회장은 실형이 확정된 후 계열사 등기이사직(SK,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 C&C)에서 모두 사임했다. 그러나 특별사면과 함께 복권이 결정되면서 등기기사로 복귀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미 출소 전부터 최 회장을 주요 계열사 등기이사로 등재하는 작업을 내부적으로 추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에 따라 주요 계열사들의 구조 개편도 뒤이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유리 한경닷컴 기자 now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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