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자비출판 황금기…일단 쓰고 전자책 내세요"

입력 2015-08-16 18:41
장편소설 '마션'으로 화제의 작가 된 미국 앤디 위어

독일·중국·일본·스페인 등 29개국서 번역 출간…10월 영화 개봉
화성 탐사 참여 승무원들의 실패 사례를 작품 소재로 활용


[ 박상익 기자 ]
미국 소설가 앤디 위어(43·사진)는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다. 미국에서도 종이책으로 출간된 소설은 단 한 편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는 이 작품으로 단숨에 화제의 작가가 됐다. 지난해 미국에서 출간돼 최근 한국에 소개된 《마션》(알에이치코리아)은 화성에 홀로 고립돼 분투하는 과학자 이야기를 그린 장편이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중국 일본 등 29개국에서 번역 출간됐고, ‘화성판 로빈슨 크루소’란 별명으로 뉴욕타임스와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렸다. ‘에일리언’ ‘글래디에이터’ 등을 연출한 리들리 스콧 감독이 이를 원작으로 제작한 영화도 오는 10월 개봉한다.

《마션》의 성공을 계기로 전업 작가가 된 앤디 위어를 16일 이메일로 만났다. 그는 “유인 화성탐사 임무와 이에 참여한 승무便湧?이야기를 생각해 왔다”며 “그들이 위기에 처했을 때 겪은 수많은 실패의 시나리오가 꽤 흥미로운 소재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창작 배경을 설명했다.

식물학자이자 기계공학자인 주인공 마크 와트니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 소속 과학자로 나사의 세 번째 화성탐사 계획인 ‘아레스3’에 참여한다. 화성에 도착해 탐사에 나선 그는 갑작스러운 모래폭풍으로 급히 화성을 떠나려다 사고를 당해 혼자 화성에 남는다. 지구와 교신도 불가능한 상황에서 와트니는 동료들이 자신을 구해줄 때까지 살아남아야 한다. 얼마 되지 않는 비상식량으로는 굶어 죽을 수밖에 없기에 그는 기지에서 농사를 지어가며 버틴다.

《마션》이 흥미를 끄는 것은 작품 내용이 어떤 과학소설보다 더 과학적이기 때문이다. 위트니는 식물학과 기계공학이라는 자신의 특기를 십분 발휘한다. 화성 막사에는 식량을 비롯해 모든 것이 부족하다. 그는 한정된 기계와 자원을 활용해 산소와 물, 식량을 만들어 낸다. 작가는 이 과정을 상세히 설명한다. 앤디 위어는 우주과학과 전혀 상관없는 컴퓨터 프로그래머 출신이다. 독자들로부터 ‘천재 작가’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어릴 때부터 우주비행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입자물리학자인 아버지와 전기기술자인 어머니 덕분이죠. 소설을 위해 자료 검색과 수학 계산을 수도 없이 했습니다. 작품을 쓰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항공우주 분야 종사자를 한 명도 알지 못했으니까요. 다행히 연구 조사를 좋아해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소설이 과학지식만을 나열하면 금세 흥미를 잃게 된다. 《마션》의 주인공은 화성 고립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유머와 재치를 잃지 않는다. 농사를 지으려면 흙 속에 박테리아가 있어야 하는데 자신을 거름 생산도구로 활용해 박테리아를 배양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면 절로 웃음이 나온다. 낙관주의, 인간에 대한 믿음은 이 소설이 무엇을 지향하는지 보여준다.

《마션》은 앤디 위어가 2009년부터 취미로 블로그에 연재하던 작품이다. 소설에 열광한 독자들의 요구로 2012년 전자책을 자비로 낸 데 이어 지난해 크라운출판사와 계약해 종이책으로 출간했다. 앤디 위어 덕분에 미국 출판계에선 ‘퍼블리싱 드림’이란 신조어가 나왔을 정도다. 자비 출판의 신데렐라로 부상한 그는 지금 외계인과 초광속 여행 등을 소재로 한 차기작 ‘제크(Zhek)’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소설로 성공하기를 바라는 예비 작가들에게 이렇게 조언했다.

“일단 써야 합니다. 아무리 이야기하고 싶은 욕구가 넘쳐도 말 대신 글로 써야 합니다. 그리고 지금은 자비 출판의 황금기입니다. 금전 부담이 작은 전자책을 활용하세요.”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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