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복귀하는 최태원 회장] 최태원 회장, 이천 반도체공장에 새 사무실…현장부터 챙긴다

입력 2015-08-14 18:11
이르면 이달 내 본격 경영 행보

에너지·통신·반도체 3대사업 정체
경영혁신·공격투자로 돌파구 마련


[ 송종현 / 박영태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이르면 이달 안에 경영 현장에 복귀한다. 2년7개월간의 수감생활로 건강이 다소 나빠졌지만 경제 살리기에 동참하고 긴급한 투자 현안을 확정하기 위해서라고 SK 관계자들은 전했다. 최 회장은 특히 SK의 3대 사업인 에너지·통신·반도체 부문 투자를 이른 시일 내에 결정할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SK그룹 안팎에서는 “최 회장이 내놓을 투자 규모가 10조원을 웃돌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대한 빨리 현장에 복귀”

최 회장은 ‘광복 70주년 특별사면(특사)’으로 14일 0시5분께 경기 의정부교도소를 나왔다. 2013년 1월31일 횡령 등으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구속된 지 926일 만이다. 최 회장은 2년7개월간 수감돼 형기의 63.5%를 채웠다. 지금까지 수감됐던 대기업 총수 중 최장 기간이다.

이에 따라 그룹 현안을 챙기기보다 당분간 건강을 추스르는 데 주력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최 회장의 의지가 강해 이르면 이달 안, 늦어도 다음달 초께 본격 복귀할 것이라고 SK 관계자들은 전했다.

최 회장은 경영에 복귀하면 자주 현장을 찾아 현안을 챙기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SK는 이를 위해 최근 SK하이닉스 이천공장에 최 회장 집무실을 새로 마련했다.

○주력사업 여건 만만치 않아

최 회장이 조기 복귀에 의욕을 보이는 데에는 SK가 처한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최 회장이 “경제활성화를 위해 역점을 둘 것”으로 꼽은 SK의 에너지·통신·반도체 사업은 모두 급변하는 사업환경을 헤쳐나가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상반기에 1조309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이후 국제유가가 배럴당 58달러(서부텍사스원유 기준)대에서 최근 42달러 선으로 하락하면서 3분기 실적 전망에 ‘빨간 불’이 켜졌다. 통신 계열사인 SK텔레콤은 이동통신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5세대(5G) 이동통신시장 선점과 신규 플랫폼 개발에 어려움이 많다.

반도체 계열사인 SK하이닉스는 2013년 3조3797억원, 지난해 5조109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그룹의 ‘효자’로 떠올랐다. 그러나 3차원 낸드플래시 등 차세대 반도체 양산에 나서지 못하면서 삼성전자와의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어떤 해결책 내놓을까

재계에서는 최 회장이 3대 사업부문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조만간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통해 “국가경제를 활성화해 국민에게 사랑받는 SK로 거듭나겠다”는 약속을 지키려 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산업계는 3대 사업부문에 대한 투자금액이 연 10조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 여력과 사업의 특성 등을 고려할 때 반도체산업에 대한 투자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했다.

SK이노베이션에 대해서는 북미 지역 셰일가스전 등 해외 자원개발과 해외 주요 기업과의 제휴를 통한 글로벌 영토 확장에 필요한 투자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자원개발은 성공 확률이 극히 떨어지고, 해외 제휴처 확대는 파트너사가 그룹 총수와 직접 담판을 짓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아 최 회장의 존재가 절실한 분야로 꼽혔다.

SK텔레콤은 5세대 이동통신시장 선점, 스마트홈 등 사물인터넷(IoT) 사업 등에 필요한 투자를, SK하이닉스는 차세대 반도체 양산을 위한 투자를 결정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재계는 예측했다.

송종현/박영태 기자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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