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 10만분의 1 두께 물질로 '꿈의 반도체' 만든다

입력 2015-08-13 21:04
수정 2015-08-14 11:07
김근수 기초과학연구원 교수


[ 박근태 기자 ] 국내 연구진이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1 정도로 얇은 물질을 반도체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실리콘 반도체의 뒤를 이을 ‘꿈의 소재’로 주목받았지만 최근 한계가 발견된 그래핀을 극복하고 차세대 반도체 개발을 앞당길 수 있는 기술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근수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자제어저차원전자계연구단 학연교수(포스텍 물리학과 교수·사진)와 최형준·이연진 연세대 물리학과 교수 공동 연구진은 인(P) 원자 한 겹 두께의 2차원(평면) 물질인 ‘포스포린’에 칼륨(K) 원자를 붙여 반도체 성질을 갖게 하는 데 성공했다고 13일 발표했다. 이 연구는 세계적 과학학술지 ‘사이언스’ 13일자에 소개됐다.

그래핀은 육각형의 탄소 덩어리가 얇은 판 형태를 이루는 물질이다. 철보다 200배 강하고 구리보다 전류가 100배 잘 흐르는 특성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때 차세대 반도체를 만들 소재로 주목받았다.

반도체 소자로 이용하려면 물질 안에서 전자가 쉽게 흐르지 않도록 이동을 가로막는 에너지 장벽(밴드갭)이 필요하지만, 그래핀에 이런 밴드갭이 없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최근 이를 극복한 물질들이 속속 발굴되고 있다.

연구진은 두께가 0.5㎚(나노미터·10억분의 1m)인 막 형태의 포스포린에 칼륨을 집어넣으면 반도체처럼 밴드갭이 생긴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밴드갭이 영(0)이 되면 그래핀과 유사한 전기적 성질을 지닌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 물질을 이용하면 얇고 잘 휘며, 전기가 잘 통하는 차세대 반도체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근수 교수는 “이 물질을 실용화하려면 전자소자인 트랜지스터를 만들고, 포스포린의 산화를 막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며 “2차원 반도체 연구 중심이 그래핀에서 포스포린으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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