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세계 500대 기업 평균수명 40년…'파괴적 혁신'만이 미래의 생존법

입력 2015-08-13 19:44
총장 추천 대학생 권장도서 - 신구 세종대 총장


대학은 미래를 준비하는 곳이자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혜안을 얻는 지혜의 도량이기도 하다. 그래서 청년들은 대학에서 꿈을 키우며 그 꿈을 위해 땀을 흘린다. 그런데 문제는 그들이 꿈을 펼칠 미래를 좀처럼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의 혁신 3부작 중 완결판인 《미래 기업의 조건》은 우리가 마주하게 될 미래는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한다.

포천 선정 500대 기업의 평균 수명은 약 40년을 초과하지 못하며, 앞으로 25년 뒤에 생존할 기업이 현재 주요 기업의 3분의 1에 불과할 것이라고 맥킨지 보고서는 경고한다. 최고의 성장을 계속하던 우량기업도 지속적인 혁신을 이뤄내지 않는다면 어느 순간 붕괴되는 것이 현재의 시장 상황이다.

벨의 전화기는 세계 최대의 전신 회사였던 웨스턴 유니언을 무너뜨렸고, 스타벅스는 네슬레 등의 거대 인스턴트 커피 제조회사를 위기에 빠뜨렸다. 국내 저가 화장품 미샤는 기존 화장품 대기업을 긴장시키며 연간 매출 1000억원대를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저자는 기존 제품의 개선과 기존 구조의 리모델링 수준에서 시도되는 ‘존속적 혁신(sustaining innovation)’이 아닌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거나 새로운 패러다임의 소비 유형을 개발해내는 ‘파괴적 혁신’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대학도 이런 파괴적 혁신에서 예외일 수 없다. 청년실업이나 취업절벽이 장기화하는 여러 이유 중 하나는 지식기반 사회를 주도해야 할 대학이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 시스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결과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력과 대학이 공급하는 인력 간에 발생하는 미스매치 현상은 오늘날 우리 사회를 저성장의 늪에 빠뜨리는 주된 요인이 되고 있다.

대학은 이제 머릿속에 지식을 채워주는 곳이 아니라 닫힌 머리를 열린 머리로 만들어 주는 곳이 돼야 한다. 청년들이 기성세대가 걸어온 길인 경험과 지식을 답습하는 사회는 더 이상 미래를 기대할 수 없다. 대학이 변해야 청년이 변하고, 청년이 변해야 나라의 미래가 변한다.

이 책의 원제는 ‘Seeing What's Next’다. 책을 덮으며 스티브 잡스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했던 말이 생각났다. “어떤 일에 오래 머무르지 마십시오. 다음에 어떤 일이 있을지 생각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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