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출한 스타 부재, 팬 외면, 스폰서 무관심에 흥행 침체
'알바' 뛰는 男골퍼
가물에 콩 나듯 대회 열려
생계 위해 대리운전도
日 등 해외로 … 국내는 침체
스타 발굴·기업 관심 절실
대회 고르는 女골퍼
LPGA 12승 등 승승장구
대회 많아 하반기 일정 빡빡
[ 최만수 기자 ]
잘나가는 딸과 밥벌이도 못하는 아들. 한국 프로골프의 현주소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는 ‘월드 스타’ 박인비(27·KB금융그룹), 전인지(21·하이트진로)의 잇따른 대기록 작성 등 축포를 터뜨리며 하반기 레이스를 시작했지만 남자 대회인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는 지난 6월 말부터 한 달 넘게 ‘개점휴업’ 상태다. 가물에 콩 나듯 하는 대회 수에 남자 선수들은 생계를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KPGA “스폰서 구합니다”
올 시즌 K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전인지가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하고 고진영(20·넵스)이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국내 투어 수준이 미국이나 일본에 못지않음을 알렸다. 스타 선수들이 쏟아지자 외국 유명 기업도 KLPGA 투어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KLPGA는 올해 4월 둘째 주부터 16주 연속 대회가 열렸다. 지난주 제주삼다수마스터스를 시작으로 하반기 13개 대회를 진행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반면 올 시즌 KPGA 코리안투어는 경기 수준이나 규모 면에서 프로 투어라고 말하기도 민망하다. KPGA의 올해 전체 대회 수는 13개뿐이다. 아직 6개밖에 치르지 못했고, 그것도 지난 6월 말 군산CC오픈 이후 7주째 경기가 없다.
다음 대회는 이달 마지막주 열리는 KPGA 선수권 대회이지만 아직 스폰서를 구하지 못했다. 지난해 무산 위기까지 겪었던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은 올해도 스폰서와 골프장을 잡지 못해 사실상 개최가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상위권 남자 선수들은 국내 투어 경기가 없는 동안 다음달부터 시작되는 일본투어 퀄리파잉스쿨 준비에 들어갔다. 나머지 선수 대부분은 ‘반백수’ 생활을 하고 있다. 한 남자 프로골퍼는 “쉬는 동안 지인에게 레슨을 해주거나 편의점 아르바이트, 심지어 대리운전을 하면서 생계를 이어가는 선후배가 많다”고 말했다. 대회를 골라서 출전하는 여자 선수들과 정반대 상황이다.
이대로 투어가 진행된다면 올 시즌 KLPGA와 KPGA의 격차는 사상 최대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총 상금 규모만 해도 KLPGA가 사상 최대인 185억원 규모이지만 KPGA는 절반도 안 되는 90억원이다. 그나마도 스폰서가 나서지 않은 2개 대회가 정상적으로 열렸을 때 얘기다.
◆男스타 발굴·기업 관심 절실
국내 남자 舟좇?침체는 ‘스타 부재’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도 타이거 우즈(미국)가 등장하면서 급속히 성장했다. 최근 우즈의 부진과 함께 침체기를 겪었지만 조던 스피스(미국)가 바통을 이어받으며 남자 골프의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남자 골프는 몇 년째 확실한 투어 지배자가 없다. 여자 골프는 해외파 외에도 전인지(4승), 이정민(3승), 고진영(3승)이 ‘3강’ 구도를 형성하면서 매 경기 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지만, 올해 KPGA 투어에서는 다승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팬들은 고만고만한 선수들의 각축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작년 김승혁(29)과 박상현(32·동아제약)처럼 투어를 이끌었던 선수도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국내 남자 골프에선 침체의 악순환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 스타가 없어 흥미 요소가 부족하니 대회 수가 줄어들고 유명 선수들은 일본골프투어(JGTO)나 유러피언 투어 등 해외로 눈을 돌리면서 남자 투어는 더 침체되는 상황이다. KPGA 관계자는 “올해 프레지던츠컵(10월8일)이 국내에서 열리는 만큼 남자 골프에 대한 관심을 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국내 골프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 남자 투어에도 기업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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