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내달 창당일 맞춰 개정"
'민주당' 이름 못써 고심
[ 은정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이 당명 개정 문제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개정 논의는 무르익고 있지만 사용하고 싶은 민주당이란 이름을 쓰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당명 개정 문제는 최근 홍보브랜드 전문가인 손혜원 새정치연합 홍보위원장이 “부르기 어려운 새정치민주연합이란 이름은 브랜드 가치가 떨어진다”며 “내년 총선 이전에 바꿀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논란에 불이 붙었다. 당 내부에선 ‘새정치민주연합’이란 당명을 ‘민주당’ 등 부르기 쉬운 것으로 바꾸는 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옛 민주당과 합당해 새정치연합 창당을 주도했던 안철수 전 대표는 지난 1월 “내용 없이 또 이름만 바꾸는 것은 그거야말로 구태다”고 반대했지만 지난달 29일엔 “당명을 바꿔도 상관없으며 새 당명에 민주당이 들어가는 것도 반대하지 않는다”며 입장을 선회했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1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금 (당명이) 불편하고 우리 당을 지지해온 분들이 민주당이란 이름에 애정을 갖는 것은 사실”이라며 “(새정치연합 합당세력이었던) 안 전 대표가 일단 마음을 열어줬기 때문에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9월18일 창당일에 맞춰 당명 개정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민주당이란 이름은 원외 정당으로 등록돼 있어 사용할 수 없다. 민주당 창당에 김민석 전 의원이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신당 창당파가 이들과 손을 잡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 야권 핵심 관계자는 “김 전 의원이 관여돼 있어 당장 민주당이란 이름을 쓰긴 어려울 것 같다”며 “민주당 명을 되찾기 위해 원외 정당과 합당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196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당시 야당 세력이 통합해 만든 신민당이란 이름도 박준영 전 전남지사가 같은 이름으로 창당하겠다고 밝혀 쓰기 어려워졌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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