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지뢰 도발' 응징 차원 심리전 강화
확성기 설치 11개 사단서 방송
라디오방송·TV전파 송출도 검토
DMZ서 공세적 작전 지침 마련
韓·美 '통합화력 격멸훈련' 실시
[ 최승욱/김대훈 기자 ] 국방부는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지뢰 도발에 대한 응징과 보복 차원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11개 전방 사단지역에서 전면 시행하기로 했다. 지난 10일 2개 지역에서 11년 만에 재개한 대북 방송을 확성기가 설치된 전 지역으로 확대, 전방 북한군에 심리적 동요를 일으키겠다는 것이다.
◆DMZ내 화공(火攻)작전 실시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12일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 현안보고에서 “지난 10일 오후 5시부터 2개 사단지역에서 대북 방송을 시작한 데 이어 다른 2곳에서도 방송을 재개했다”고 말했다. 군은 오는 15일 이내에 전방 11개 사단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통한 심리전에 돌입하기로 했다.
한 장관은 이날 질의과정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 전면 재개 외에 추가적인 보복 조치에 나서겠다는 뜻도 밝혔다. 다만 그는 “(추가 조치를 결정하는 데) 검토와 과정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보복의 시기나 방법 등 자세한 사항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합동참모본부는 국방위에 제출한 자료에서 북한 지뢰 도발의 재발을 막기 위해 DMZ 내에서 보다 공세적인 작전을 편다는 내용의 작전 지침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우선 DMZ 내 전방초소(GP)의 시계를 확보하기 위한 ‘불모지 작전’을 진행해 우거진 수목을 제거하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군 당국은 이를 위해 1990년 이후 중단했던 ‘DMZ 내 화공(火攻)작전’을 재개해 시계 확보에 나서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확성기 심리전 ‘효과 충분하다’
한 장관은 이날 대북 확성기 방송의 실효성과 보복 효과를 묻는 의원들의 질문에 “대북 확성기 방송은 대단한 전략적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군은 현재 4개 전방 사단지역에서 부정기적으로 대북 확성기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확성기 1개에는 500W(와트)급의 스피커 24개가 부착돼 있고, 밤에는 최대 청취거리가 24㎞에 달해 북한 개성까지 방송이 들린다.
군이 방송하고 있는 내용은 북한의 주요 인물 처형 등 소식과 지구촌 뉴스, 기상정보, 한국 가요 등인 것으로 전해졌다. 2004년 남북이 장성급회담에서 전방에서의 방송 등 상호 선전활동 중단에 합의하기까지 군이 내보낸 확성기 방송은 외부 세계 소식을 최전선 북한군 부대와 마을로 전파하는 역할을 해 왔다. 전방에서 고립된 채 근무하는 북한의 젊은 병사들에게 새로운 뉴스를 전하고 북한 정권의 치부를 드러내는 소식을 역(逆)으로 전파해 상당한 심리적 동요를 끼친 것으로 평가됐다.
우리 군당국은 확성기 방송을 통한 심리전뿐만 아니라 대북전단 활용, 대북 FM라디오 방송과 TV 전파 송출 등을 통한 심리전 재개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한·미 양국 군은 최신무기를 동원해 북한의 도발에 대한 응징 의지를 다지는 ‘2015 통합화력 격멸훈련’을 오는 28일까지 네 차례 진행한다고 국방부가 발표했다.
최승욱 선임기자/김대훈 기자 sw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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