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협력상징' 부관훼리 경영권, 일본에 넘어가

입력 2015-08-12 18:22
수정 2015-08-13 05:24
일제 수탈 상징이던 연락선
국교정상화 후 공동 운영

日기업 52.14% 지분 확보
"양국협력 창업정신 깨져"


[ 김태현 기자 ] 한·일 협력을 위해 1970년 6월19일 재취항한 부관훼리의 경영권이 최근 일본 자본에 넘어갔다.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 이후 수탈과 침략으로 얼룩진 한·일 관계를 청산하고 공존과 호혜·평등의 관계를 재정립하기 위한 양국의 정치·외교적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부관훼리(주)의 자본금 변동내역을 보면 일본 기업 라이토프로그래스는 재일동포 출신 창업자 정건영 회장(2002년 별세)의 아들(23.80%)과 딸(23.80%)을 제치고 52.14%의 최대 지분을 확보했다. 부관훼리는 최근 주주총회를 열고 정 회장의 아들인 사토 유지 대표 외에 일본인 한 명을 공동대표로 선임하고, 한국인 부사장을 해임했다.

부관훼리는 일제강점기 조선과 대륙 진출을 꾀한 일본이 선박을 철도와 하나의 선으로 연결하겠다는 취지에서 1905년 9월11일 ‘관부연락선’ 이키마루호(1680t)를 취항한 게 효시다. 관부(關釜)는 일본 시모노세키(下關)의 뒷글자와 부산(釜山)의 앞글자를 딴 것이다. 관부연락선은 침략과 수탈의 상징이었다.

이런 질곡의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 양국은 동등한 주권국가로서 한국은 부관훼리, 일본은 관부훼리를 각각 세워 50 대 50으로 공동 출자 및 계산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부관훼리(성희호)와 관부훼리(하마유호)는 공동경영을 통해 한·일 간 새로운 협력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 국제여객선사 관계자는 “부관훼리 개통을 주도했던 부산지역 상공인들이 힘을 모아 운영권을 되찾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부관훼리 측은 “창업자 아들과 딸의 주식이 1주밖에 차이가 안 나 혹시 생길 수 있는 경영권 다툼을 피하려는 것”이라며 “라이토프로그래스가 경영에 참여한 (아들의) 우호 지분인 만큼 경영권이 일본으로 넘어갔다고 보기에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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