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 활성화, 젊은 소비층을 끌어들여야

입력 2015-08-12 15:37
‘밥도 먹고 영화도 보고 쇼핑도 할 수 있는 곳’의 대명사였던 백화점이 독주하던 시대는 끝났다.

쇼핑몰의 터줏대감 격인 코엑스몰을 시작으로 ‘볼거리와 먹거리, 즐길 거리’가 한 군데 모여 있는 복합쇼핑몰이 최근 가파른 성장을 하고 있다. 젊은이들 사이에 몰링문화라는 말이 유행되고 있을 정도이다.

복합쇼핑몰은 지난 13년 말 기준으로 총 82개 곳이 운영 중이다. 전국 백화점 수 92개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국내 주요 도시에는 복합쇼핑몰이 없는 곳은 거의 없다는 얘기다.

이러한 복합쇼핑몰 건립에 대해 각 지역에서 갈등이 많다. 지역상권 보호와 대기업 자본 잠식 등에 대한 우려가 있는가 하면 지역경제 활성화와 고용창출, 관광효과 등을 내세워 찬성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복합쇼핑몰 조성이 지역경제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끼칠까? 실제로 구미시와 광명시의 복합쇼핑몰 조성 과정을 비교해 보면 그 영향을 유추해 볼 수 있다.

구미시는 평균 연령이 35세로 전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지만 젊은이들이 즐길만한 쇼핑·문화·레저시설 등은 거의 없다. 그간 백화점이나 대형 쇼핑몰의 입점 시도가 다수 있었지만 번번히 무산됐다.

도시가 젊은 층 욕구를 외면하면서 구미시에는 젊은이들이 떠나는 일이 높아져 갔다. 유출인구가 유입인구를 넘어섰고, 특히 20, 30대 젊은이들의 이탈이 늘었다. 지난 달 구미국가산단 4단지 확장단지 내 8만5,000㎡에 대규모 복합쇼핑몰 건립 추진도 난항을 겪고 있다.

반면 광명시는 지리적인 이점과 자족도시로의 성장을 위해 일찌감치 복합 쇼핑몰 조성을 추진했다. 2007년 이마트를 시작으로, 2012년 코스트코, 지난해 12월 롯데아울렛과 이케아를 광명역세권에 잇달아 문을 열었다.

전통시장 등의 반발이 적지 않았지만 광명시는 광명역세권 개발과 대형 상업시설의 필요성을 설득했다. 이에 따라 코스트코에는 채소 등 수요가 많은 특정 품목을 판매하지 않기로 했고, 이케아도 가구거리 상인들이 전시·판매할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을 제공하면서 지역상권과 복합 쇼핑몰의 상생협약을 이끌어 냈다. 그 결과 코스트코와 롯데아울렛에는 주말 하루 4만여 명이 이용하는 복합쇼핑몰이 됐으며 광명시민 12,000여 명이 새로운 일자리를 얻게 됐다.

광명시 관계자는 “복합 쇼핑몰 유치로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 세수 증대 효과를 봤으며 하루 10만명 정도의 유동인구가 형성돼 향후 광명시는 쇼핑·디자인·교통·관광을 아우르는 도시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앞으로 복합쇼핑몰은 전북 군산시와 광주광역시, 경기도 여주시 등 곳곳에서 조성을 앞두고 있어 각 지자체 별로 어떤 행보를 펼쳐갈지 주목되고 있다.

군산시에서는 페이퍼코리아 공장 이전부지인 59만 6,163㎡ 부지에 전북 최초의 복합단지 ‘디 오션 시티’가 조성되는데, 이 곳에는 6,400여 가구 규모의 아파트와 함께 복합쇼핑몰이 들어설 예정이다.

지역상권 보호 여론과 지역경제 활성화 및 군산시 발전에 따른 찬?여론이 거세지자 군산시는 현재 용역 기관을 선정한 상태다. 이에 따라 쇼핑몰 입점이 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여론조사를 한 뒤 결과에 따라 입점 여부를 판단한다는 방침이다.

광주광역시에서는 서구 화정동 이마트 등 부지에 약 30㎡ 규모의 특급호텔 등 신세계 복합쇼핑몰 건립이 예정돼 있다. 그러나 현재 서구의회가 전통상업보존구역 내 대규모 점포 등의 등록을 제한하는 내용의 관련 조례를 개정함으로써 복합쇼핑몰 건립은 여전히 미지수로 자리잡고 있다.

복합쇼핑몰 조성이 각 지자체 별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핵심 주축으로 자리잡을지 아니면 지역갈등만 조장되고 무산될지는 각 지자체와 지역주민의 결정이 될 수 밖에 없다.

염두에 둬야 하는 것은 구미시와 광명시의 사례에서 보았듯이 미래 도시의 생존과 관련된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지자체들이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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