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훈 감독 "독립군 얘기에 오락성·긴장감 녹여낸 게 주효…벌써 100억 수익"

입력 2015-08-11 19:23
'암살' 1000만 관객 초읽기…최동훈 감독이 말하는 흥행 비결

전지현·하정우·이정재 등 스타 캐스팅
캐릭터에 생명력 불어넣은 것도 큰 힘
사실·허구 적절히 혼합해 관객과 소통


[ 유재혁 기자 ] 최동훈 감독(44)이 전작 ‘도둑들’에 이어 두 번째로 ‘1000만관객 동원 영화’를 탄생시키는 대기록을 눈앞에 뒀다. 그가 제작·연출한 영화 ‘암살’이 관객 몰이를 하며 지난 10일까지 915만명을 모았다. 투자배급사 쇼박스는 “암살의 흥행 추세를 고려하면 이번 주말께 1000만명을 넘어설 것”이라고 밝혔다. 최 감독은 제작자 몫으로 100억원 안팎의 순이익을 올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서울 이화동에 있는 제작사 케이퍼필름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를 너무 무겁지 않으면서 낭만적인 서스펜스 드라마로 만든 게 흥행 비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도둑들보다 극적 긴장감이 더합니다. 인물들이 목숨을 걸고 대결하는 구도니까요. 관객이 긴장의 끈을 놓지 않도록 하는 데 신경 썼습니다.”

한마디로 친일파를 처단하는 독립군의 활약상을 온 가족이 즐?수 있는 오락영화로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영화적 재미를 주기 위해 미스터리(추리)보다는 서스펜스(긴장)를 택했습니다. 염석진이란 변절자의 정체를 일찌감치 관객에게 알려준 거죠. 극중 다른 인물은 그의 정체를 모르기 때문에 서스펜스가 생겨납니다.”

그는 낭만성도 빼놓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청천 장군 부대원들의 척박한 동굴 생활과 상하이 미라보카페의 평온함을 대비한 게 대표적이다.

“독립군이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쇼팽 음악을 듣습니다. 경성의 아네모네카페에는 허무와 퇴폐미가 흐릅니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 인생이 춤을 한 번쯤 춰보는 장면을 의도적으로 넣은 거죠.”

그는 관객이 무엇보다 출연 배우들을 좋아한다고 강조했다. 영화를 보고 나서 전지현과 하정우 이정재 조진웅에 대해 ‘멋지다’ ‘연기 좋다’를 연발하는 관객이 많다고 했다.

“관객이 배우를 언급하고, 칭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어떤 캐릭터가 생각난다면 그 영화는 잘 만든 겁니다. 결국 영화는 캐릭터를 통해 기억하는 거니까요. 배우가 연기를 잘할 수 있게 준비하는 게 감독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최 감독은 캐릭터를 잘 빚는 감독으로 꼽힌다. 타짜, 도둑들 등이 크게 성공한 배경에도 흥미로운 캐릭터가 큰 몫을 했다. “염석진 역의 이정재 씨는 표현력이 좋습니다. 전지현 씨는 마지막 장면에서 무심한 표정을 짓는 명연기를 했어요. 저하고 처음 작품을 했다면 그런 표정이 나오지 않았을 겁니다. 하정우 씨는 수컷 분위기를 풍기는 게 하와이 피스톨에 적역이었습니다.”

그는 현장에서 캐릭터들에 생명을 불어넣는 데 힘을 모은다고 했다. 시나리오 작업이 스토리를 쓰는 거라면 촬영은 결국 캐릭터를 찍는 것이란 설명이다. “이 장면에선 당신이 주인공이라고 강조하고 연기를 맡깁니다. 제 영화 속 캐릭터들은 변화합니다. 영화는 캐릭터의 변화를 보는 것이죠. 관객이 변화를 함께 느끼도록 캐릭터는 천천히 변합니다. 관객이 캐릭터의 변화를 느끼지 못한다면 영화는 기억에 남지 않을 겁니다. ”

그는 사실과 허구를 적절하게 섞은 것도 흥행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사실과 허구를 혼합해 관객과의 소통을 확대했습니다. 극중 김구와 김원봉 등 실존인물을 등장시킴으로써 마치 실제 사건에서 출발하는 듯한 느낌을 전달했습니다. 관객은 실존인물에 관한 역사적인 사실을 찾아내 인터넷에 올렸습니다.”

국내 최고의 흥행 감독으로 올라선 그가 생각하는 대중성과 흥행성의 본질은 무엇일까. “관객은 새로운 것을 좋아한다고 믿습니다. 흥행 공식이 있다고 하지만, 그것을 따라가면 실패합니다. 관객은 예기치 않은 작품을 좋아하거든요. 가령 ‘1930년대 독립군 영화는 칙칙하고 어두울 거야’라며 주변에서 반대할 때 저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했습니다. 데뷔작 ‘범죄의 재구성’에서 주인공이 다섯 명이라 (흥행이) 안 될 거라고 했을 때 저는 그것 때문에 될 것으로 봤습니다. 도둑들도 외국에서 외국 배우들과 도둑질하는 범죄영화는 이전에 없었습니다. 익숙한 틀에다 새로운 것을 넣어야 합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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