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세아그룹 '특수강 전쟁' 막 올랐다

입력 2015-08-11 18:25
수정 2015-08-12 03:45
동부특수강 품은 현대제철

당진 1차공정 생산라인 구축
車에 필요한 철강제품 한번에 생산

포스코특수강 품은 세아그룹

현대·기아車 의존도 줄이려
에너지용 강재 등 수출 확대


[ 김보라 기자 ]
현대제철과 세아그룹이 특수강 분야에서 일전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올초 동부특수강을 사들인 데 이어 내년 2월 양산 목표로 충남 당진에 특수강 1차공정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특수강 강자인 세아그룹은 포스코특수강(현 세아창원특수강)을 인수한 데 이어 최근엔 수출 물량을 늘리는 등 현대제철의 시장 진입에 대비하고 있다.

◆철강업계 ‘황금알’ 된 특수강 시장

자동차, 조선 등 주요 산업의 핵심 부품을 만드는 특수강 분야는 지금까지 철강업계에서 ‘샌드위치 시장’으로 불렸다. 주로 완제품에 들어가는 부품을 만들어 다른 곳으로 납품한다는 의미에서다. 그만큼 산업의 중요도도 낮게 평가돼왔다.

하지만 글로벌 철강경기 불황이 지속되자 특수강산업은 철강업계에서 ‘마지막 남은 황금알’로 평가받고 있다. 생산 비용이 쇳물을 생산하는 전통적 철강산업에 비해 적게 들고 수요처는 항공, 자동차, 특수 기계 등으로 점점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수강은 공정별로 쇳물을 봉강과 선재로 만드는 1차 공정, 봉강 및 선재를 세부 가공하는 2차 공정으로 나뉜다. 그동안 1~2차 공정 등 특수강 시장은 세아그룹의 세아베스틸과 세아특수강이 절대강자였다. 1차 공정업체인 세아베스틸은 지난해 시장점유율이 약 50%에 달했다. 2차 공정업체인 세아특수강 역시 국내 시장점유율이 40%를 넘어섰다.

내년부터 특수강 시장은 확 달라진다. 현대제철이 내년 2월부터 자동차 생산에 필요한 모든 철강 제품을 한번에 생산한다. 당진특수강 공장에서 생산하는 선재와 봉강의 생산량은 각각 연 40만t, 60만t이다.

내년부터 당진특수강공장(1차 공정)에서 만든 소재를 올해 초 인수한 현대종합특수강(옛 동부특수강)에 납품, 2차 공정을 거친 뒤 볼트와 너트 등 완제품을 만드는 3차 공정에 이어 현대·기아차에 납품할 계획이다.

◆점유율 한판 승부

현대제철의 특수강 진출로 세아그룹으로선 세아베스틸과 세아특수강 모두 타격이 불가피하다. 세아베스틸은 동부특수강, 세아특수강 등에 자동차용 소재 물량을 공급했다. 현대·기아차 의존도가 전체 매출의 25%에 달한다.

세아특수강도 경쟁사였던 동부특수강(시장점유율 20%)이 현대제철에 넘어가면서 현대자동차그룹에 대한 일감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세아그룹은 덩치 키우기와 수요처 확대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세아베스틸은 지난해부터 유럽, 미주 등 선진국 시장을 중심으로 에너지용 강재와 고급 자동차용 부품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량을 늘리고 獵? 지난해 세아제강이 이탈리아 강관업체 이녹스텍을 인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올 1분기 세아그룹의 특수강 해외 수주량은 7만7914t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7%, 수주금액은 15.6% 증가했다. 세아창원특수강(옛 포스코특수강) 인수 효과도 방패막이 될 전망이다. 세아창원특수강은 스테인리스선재의 60% 이상을 공급하는 국내 독점 생산자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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