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반등에 2020 찍었다가 중국 위안화 평가 절하에 급반전
한국콜마·오리온·호텔신라 등 중국 관련 소비주 일제히 급락
"중국과 수출 경쟁…악재 중 악재"
후강퉁 투자자엔 긍정적 분석도
[ 김동욱/송형석 기자 ]
코스피지수가 심리적 지지선 역할을 했던 2000선을 지키지 못하고 순식간에 1980선까지 밀렸다. 중국이 전격적으로 위안화를 평가절하한 충격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주요 기업들의 실적 부진 등으로 이미 체력이 약해진 주식시장이 외부 악재에 맥없이 무너진 것이다. 아시아 주요국 통화가 경쟁적으로 약세를 보이면 한국 기업의 수출경쟁력이 약해질 뿐 아니라,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시장에서 서둘러 자금을 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환율 전쟁’에 무너진 증시
11일 코스피지수는 16.52포인트(0.82%) 하락한 1986.65에 마감했다. 3월16일(1987.33) 이후 약 5개월 만에 종가 기준으로 2000선 밑으로 주저앉았다. 뉴욕증시 반등으로 장 초반 2020.15까지 회복했던 지수는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 발표에 ‘뒤통수’를 맞았다.
중국 인민은행이 달러·위안화 환율을 전날보다 1.86% 오른 달러당 6.2298위안으로 고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장이 흔들렸다. 일일기준으로 사상 최대폭으로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자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강화됐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877억원, 기관은 20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중국 정부가 위안화 약세 정책을 표방한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시장을 뒤덮었다. 중국 수출 비중이 높거나 중국인 관광객 증가의 수혜주로 거론되던 종목들이 위안화 평가절하의 ‘유탄’을 맞고 고꾸라졌다.
아모레퍼시픽(-3.49%)과 LG생활건강(-5.47%), 한국콜마(-5.50%) 등 화장품주가 일제히 급락했다. ‘초코파이’와 ‘바나나우유’를 앞세워 중국시장을 개척했던 오리온과 빙그레는 각각 7.56%와 2.84% 빠졌다. 중국 진출 기대가 컸던 정수기업체 코웨이는 8.07% 급락했고, 중국인 관광객 수혜를 봤던 호텔신라도 6.69% 떨어졌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중국이 글로벌 환율전쟁에 뛰어든 것은 한국 주식시장과 수출기업들에 큰 악재”라고 말했다.
자금 수급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서동필 흥국증권 투자전략담당 이사는 “이번 조치로 아시아 통화 동반 약세와 달러 강세가 초래될 가능성이 크다”며 “외국인들이 환차손을 우려해 한국 주식 비중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가뜩이나 투자심리가 취약해진 상태에서 위안화 충격까지 겹쳐 코스피지수 ?박스권 하단인 1850선까지 밀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고민 깊어진 ‘중국 투자’
중국 증시에 투자한 투자자들도 갑작스러운 시장환경 변화에 불안해하고 있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장중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다가 전날보다 0.01% 떨어진 3927.91에 장을 마쳤다. 평가절하 조치가 중국 증시에 호재인지 악재인지 시장이 명확히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이다.
다만 장기적으론 후강퉁(상하이·홍콩증시 간 교차거래)을 통해 직접 중국 주식을 거래하는 투자자에겐 위안화 약세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위안화 평가절하가 중국 경기 회복에 보탬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 6월 말 중국 증시 폭락 이후 순유출로 돌아선 중국 본토 펀드로 자금이 되돌아올 것이란 분석도 있다.
김동욱/송형석 기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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