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0주년을 맞는 대한민국의 모습은 그리 밝다고만 할 수 없다. 그래도 지나온 길을 돌아보면 희망을 버리기엔 이르다. 엊그제 통계청이 내놓은 ‘통계로 본 광복 70년 한국 사회의 변화’를 보면 말 그대로 상전벽해다.
1953년 477억원이던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2014년 1485조원으로 3만1000배 이상 증가했다. 많은 이들이 투자의 귀재로 떠받드는 워런 버핏이 50년 동안 올린 수익이 1만8200배 정도다. 그나마 부친으로부터 물려받은 상당한 재산을 기반으로 한 것이다. 반면 아무런 가진 것 없이 출발한 대한민국은 그런 버핏보다도 1.7배는 더 높은 수익을 올렸다. 정주영 이병철은 버핏보다 한참 ‘윗길’이다. 충분히 자부심을 가질 만하지만 한국인들은 자신의 치부만 본다.
세계 최빈국에서 70년 만에 경제규모로 세계 13위까지 도약한 것은 세계사에 유례가 없다. 1956년 2500만달러이던 수출은 지난해 5727억달러로 2만3000배 늘었다. 승용차는 1만5700배, 대학생 수는 71배로 불어났다. 1981년 423개에 불과하던 극장 스크린 수는 2013년 2184개로 30여년 만에 5배 넘게 증가했다.
대한민국은 지금 중대 갈림길에 서 있다. 저성장과 사회적 갈등을 이겨내고 재도약의 길로 들어설지, 선진국 문턱에서 주저앉고 말 것인지 기로에 서 있는 것이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모두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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