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호텔롯데 IPO·순환출자 해소…롯데그룹 지배구조·투명성 강화"

입력 2015-08-11 12:18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이 11일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사격인 호텔롯데의 기업공개(IPO)를 단행하고 그룹의 복잡한 순환출자를 올해 안에 80% 이상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대(對) 국민 사과 기자회견에서 "롯데호텔에 대한 일본 계열사들의 지분 비율을 축소하고, 주주구성이 다양해질 수 있도록 가까운 시일 내 기업 공개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다소 어색하지만 막힘없는 한국어로 대국민 사과문을 읽어나가며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혁신안을 제시했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의 순환출자를 비롯한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투명성 제고 조치를 단행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남아 있는 순환출자의 80% 이상을 연말까지 해소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그룹을 지주회사로 전환해 순환출자를 완전히 해소하겠다"고 강조했다.

지주회사 체제 전환에는 약 7조원의 재원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했다.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투명성 제고를 위해 그룹 내에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팀(TFT)을 출범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또한 신 회장은 최근 롯데그룹 2세간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국민에게 사과하며 반(反) 롯데 정서 달래기에 나섰다.

그는 "최근 불미스러운 사태로 많은 심려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최근 사태는 그룹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투명성 강화에 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못해 벌어진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 회장은 "롯데는 한국기업"이라며 국적 논란 진화에서 나선 모습을 보였다. 특히 신격호 총괄회장이 재투자를 통해 롯데그룹이 한국 5대 그룹으로 성장한 점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 롯데는 1967년 롯데제과를 시작으로 설립됐고 신격호 총괄회장께서 일본에서 번 수익을 고국에 투자하겠다는 일념으로 설립했다"고 말했다.

한·일 롯데의 지배고리인 L투자회사에 대해서도 해명에 나섰다. 롯데호텔 설립 과정에서 모자란 투자금을 일본 롯데 계열 기업들이 참여하면서 생긴 회사들이란 설명이다.

그는 "롯데호텔은 완공할 때까지 10억달러란 자금을 투자해 설립했는데 돈을 한 개 회사가 감당할 수 없어 신격호 총괄회장이 설립한 일본 롯데제과 등 다수 기업이 공동으로 참여해 만들어진 것"이라며 "투자기업인 일본 롯데제과 등이 사업 부문과 투자부문을 분할했고, 투자부문에서 남은 법인들이 L투자회사"라고 말했다.

신 회장이 근시일 내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표명하면서 그동안 수차례 논의됐던 호텔롯데 상장이 현실화 될 전망이다.

과거에도 호텔롯데 상장은 수차례 논의된 바 있다. 그동안은 신격호 총괄회장이 호텔롯데의 상장에 부정적이어서 실행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롯데그룹 지배구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자 신동빈 회장이 용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호텔롯데는 한국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 지분을 두루 보유한 실질적인 지주회사다. 호텔롯데가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지분은 롯데건설(지분율 43.07%) 롯데손해보험(26.58%) 롯데케미칼(12.68%) 롯데푸드(8.91%) 롯데쇼핑(8.83%) 롯데칠성음료(5.92%) 롯데제과(3.21%) 등이다.

현재 호텔롯데의 최대주주는 일본의 롯데홀딩스(지분율 19.07%)이다. 신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은 L투자회사 12곳이 대부분인 72.65%의 지분을 나눠갖고 있다.

다음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대국민사과 전문이다.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

롯데그룹이 지금처럼 성장할 수 있게 항상 함께해주시고 사랑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최근 불미스러운 사태로 많은 심려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

롯데에 대해 여러분께서 느끼신 실망과 우려는 모두 제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의 사태는 그룹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투명성 강화에 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못해 벌어진 일입니다.

오늘 이후 국민 여러분과 정부, 그리고 주주, 임직원, 협력업체 여러분께서 우려하시는 점을 과감하게 개혁하고 바꿔 나가겠습니다.

첫째, 롯데호텔에 대해 일본 계열 회사들의 지분 비율을 축소할 겁니다.

주주 구성이 다양해 질 수 있도록 기업공개를 추진하고 종합적으로 개선 방법을 강구하겠습니다.

둘째, 순환출자를 비롯한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투명성 제고 조치를 빠?시일 내에 시행하겠습니다.

현재 남아 있는 순환출자의 80% 이상을 연말까지 해소 시킬 겁니다. 중장기적으로는 그룹을 지주회사로 전환해 순환출자를 완전히 해소 하겠습니다.

지주회사 전환에는 금융계열사 처리 같은 어려움이 있고 대략 7조원의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롯데그룹 순수익 2~3년치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연구개발과 신규채용 같은 그룹의 투자활동 위축이 우려 됩니다. 그러나 현 상황을 깊이 고민해 국가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셋째,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투명성 제고를 위해 그룹 내에 지배구조 개선 TFT를 출범시키겠습니다. 기업문화 개선위원회도 설치해 보다 구체적인 조치를 시행 하겠습니다.

롯데그룹은 지배구조 개선, 경영투명성 강화와 더불어 청년 일자리를 포함한 고용확대정책을 꾸준히 시행할 겁니다. 또한 사회공헌과 사회적책임 프로그램도 확대해 우리나라 경제와 사회에 대한 책임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국민 여러분이 롯데에 대해 궁금해 하시는 부분을 직접 설명 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롯데는 우리나라 기업입니다.

1967년 롯데제과를 시작으로 설립된 한국 롯데는 신격호 총괄회장께서 일본에서 번 수익을 고국에 투자 하겠다는 일념으로 설립해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아버님께서는 한국에서 발생한 수익은 지속적으로 한국 롯데에 재투자하셨습니다. 현재 한국 롯데는 일본 롯데에 비해 직원수나 매출규모에서 비교할 수 없는 규모의 우리나라 5대 그룹으로 성장했습니다.

한국 롯데는 기업공개를 통해 소유구조가 분산되어 笭윱求? 국내에 상장된 8개 계열회사 매출액이 그룹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고있는 한국 기업입니다.

이번 일을 통해 아버님께서 조국에서 평생 쌓아오신 명성과 창업정신이 훼손된 것에 대해 자식으로서 참담한 심정입니다.

롯데호텔의 주요 주주인 L투자회사에 대해 설명 드리겠습니다.

한국 롯데그룹은 롯데호텔을 비롯해 80개 계열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롯데호텔은 1972년부터 완공할 때까지 10억 달러라는 대규모 자금을투자해서 설립한 회사입니다. 그 당시 돈으로도 막대한 투자 자금을 한 개 회사가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에 아버님께서 설립하신 일본 롯데제과를 포함한 다수의 일본 롯데 계열 기업이 공동으로 투자에 참여했습니다. 그리고 이 회사들은 오랜 기간 롯데호텔의 주주로 남아 있었습니다.

그러다 투자 대상기업인 한국의 롯데호텔이 급격히 성장했고 2000년대 접어들어 투자기업인 일본 롯데제과 등이 사업부문과 투자부문을 분할했습니다. 이때 분할된 투자부문에서 남은 법인들이 오늘의 L투자회사입니다.

롯데호텔은 2005년이 되어서야 배당을 실시했습니다. 지난해의 경우 롯데호텔을 포함한 한국 롯데 계열사들의 일본롯데에 대한 배당금은 한국 롯데 전체 영업이익의 1.1%에 불과합니다.

롯데호텔은 국부가 일본으로 유출된 창구가 아닙니다. 아버님의 뜻에 따라 일본 롯데 회사들이 우리나라에 투자하는 투자창구 역할을 성실히해왔습니다

저는 그 동안 롯데를 선진화된 글로벌 기업으로 만들기 위해 전문경영인 대표이사들이 계열사를 경영하게 하고 사외이사를 확대해 왔습니다.더욱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국민 여러분께서 지적해 주신 문제점을 듣고, 롯데를 과감하게 개혁해 지배구조와 경영투명성을 개선하고자 합니다.

개혁과 혁신을 통해 새로운 롯데로 거듭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과 주주, 협력업체와 정부 관계자 등 이해관계자 여러분 모두에게 다시 한번머리 숙여 깊이 사과 드립니다.

앞으로도 저는 여러분의 기대와 신뢰를 회복하고, 국가 경제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아울러 정부가 중점 추진하고 있는 서비스산업이 제2경제 도약의 핵심인 만큼 롯데도 이 분야 강점을 최대한 발휘해 국민의 사랑을 받는 글로벌기업으로 거듭나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

글=오정민/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사진=진연수 한경닷컴 기자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8/7] 2015 한경스타워즈 실전투자대회 개막 D-8
[이슈] 40호가 창 보면서 거래하는 기술 특허출원! 수익확률 대폭상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