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앞두고 '계획된 도발'…남북관계 경색 더 심화될 듯

입력 2015-08-10 18:40
남북관계 파장

북한 매체, 9일 "군사보복" 예고
DMZ 등 긴장 고조될 듯


[ 김대훈 기자 ]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 사건으로 남북관계가 더 얼어붙을 전망이다.

군 당국은 10일 북한이 ‘계획된 도발’을 했다고 판단하고 ‘보복 의지’를 내비쳤다. 지난 9일 북측 대북 선전 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오는 17일부터 나흘간 진행되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한·미 군사연습에 대해 “군사적 보복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수용 북한 외무상은 지난 6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 연설문을 통해 “미국이 아태지역 헤게모니 회복을 위해 북한을 대규모 군비증강을 동반한 군사동맹 강화 구실로 계속 삼는다면 필연적으로 제2차 한국전쟁 발발로 이어질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인 이희호 여사가 지난 5일부터 나흘간 북한을 방문하면서도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만나지 못한 채 돌아왔고, 북한이 오는 15일부터 표준시를 30분 늦추겠다고 일방 선언한 것도 남북관계에선 악재로 평가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뢰 매설이란 북의 도발로 군의 대응 수위도 한층 강력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11년 만에 渙?군사 대치 지역에서 확성기를 통한 대북 방송을 재개한다면 비무장지대(DMZ)에서의 긴장감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남북은 2004년 6월 장성급회담에서 당국 차원의 비방 방송 중단에 합의했다. 김정은이 2014년 발표한 대남 3대 중대제안 중 가장 먼저 거론한 것도 ‘상호 비방·중상 중단’이었다. 북한은 대북 민간단체의 잇따른 전단 살포에 강력히 반발해 왔다. 방송 재개 후 북한이 시설 타격 등으로 재도발을 감행할 가능성도 흘러나온다. 북한은 2010년 천안함 폭침 이후 정부가 대북방송을 재개하려고 하자 “조준사격으로 날려버릴 것”이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