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도 높이는 게 위기 해결책
지식재산권 마켓 세계 첫 개설
[ 유재혁 기자 ]
“어려움을 겪으면서 할 일이 더 많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20회를 맞은 부산국제영화제가 아시아 최고 영화제로 다시 도약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탤게요. 아시아 영화인들의 지원책을 더 늘려 아시아 영화의 허브가 되도록 뛰겠습니다.”
강수연 신임 부산국제영화제 공동집행위원장(49·사진)은 6일 서울 태평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지난해 영화제에서 정치적으로 민감한 다큐멘터리 ‘다이빙벨’을 상영해 부산시로부터 퇴진 압력을 받으며 위기에 몰렸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올해 부산영화제 지원 예산 중 절반가량인 6억원을 깎았다. 이 위원장은 서병수 부산시장을 만나 배우 강수연 씨와의 공동위원장 체제를 제안해 갈등을 봉합했다.
“좋은 영화인을 더 많이 발굴하고 영화제를 완성도 높게 치르는 게 위기를 해결하는 최선책입니다. 다른 길은 없어요. 그래서 깜짝 놀랄 정도로 풍성한 프로그램을 펼칠 겁니다. 엔터테인먼트 부문 지식재산권 마켓을 세계 최초로 부산에서 열 겁니다. 정치색 있는 작품들은 계속 선보이되 편향되거나 치우치지는 않도록 해야죠.”
부산국제영화제는 일본 도쿄와 중국 베이징, 칭다오 등으로부터 아시아 최대 영화제 지위를 위협받고 있다. 해당 도시들이 대대적인 투자 비전을 밝혔기 때문. 강 위원장은 이 같은 위기를 타개하는 데 적극 나서겠다고 했다.
“올해는 이 위원장과 업무 분담을 하지 않고 중요 사안을 협의해 결정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업무에 혼선이 있지는 않습니다. 영화제를 키우는 일은 직원들이 하는데, 두 명의 위원장이 직원들을 격려하면 일이 더 잘 될 겁니다.”
강 위원장은 부산영화제의 위상을 끌어올리는 데 자신이 보탬이 된다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공동위원장직을 수락했다고 한다. 이왕이면 어려운 상황에서 들어가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저는 죽을 때까지 배우를 할 사람이에요. 아시아 최대 영화제 위원장직이 제 배우 인생에도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0월1일부터 10일까지 열린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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