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rt & Mobile] "문제는 이윤이야"…차원 다른 혁신이 필요한 스마트폰코리아

입력 2015-08-06 07:00
김민성의 IT's U

기대 밑돈 삼성·LG의 '야심작'
수년간 공들인 신흥국 시장은
화웨이 등 中 3총사에 뺏기고
애플은 고가폰 시장서 '펄펄'

저가폰 선호에 '안바꿔' 열풍
"폴더블·롤러블 폰으로 가야"


[ 김민성 기자 ]
“스마트폰 바꾸실 건가요?”

향후 스마트폰 시장을 가늠하는 데 이만큼 친숙하고도 무거운 질문은 없다. 뻔한 예상 답안은 세 가지. 첫째는 기왕 바꾸는데 최신 스마트폰, 둘째 저가폰, 그리고 마지막은 ‘안 바꾼다’이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이전에는 약정 2년도 안 돼 최신 고가폰으로 갈아타는 이가 많았다. ‘대란’ 폭탄 보조금이 붙은 신상품이 암암리에 불티나게 팔렸다. 2010년부터 2014년 초반까지는 그랬다.

1년 만에 양상은 확연히 달라졌다. 약정이 끝나도 스마트폰을 바꾸지 않는다. 비싼 제품보다 싼 제품에 눈길이 간다. 기습적인 출고가 인하도 빈번하다. 해외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고가폰 인기는 줄고 저가폰 수요가 높다. 다만 예외는 있다. 애플 말이다.

○‘이익 독식’ 애플

애플이 올 1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수익의 92%를 독식했다는 조사 발표(캐너코드 제뉴이티)는 시장에 큰 충격을 안겼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도 수익점유율이 65% 늘었다. 출하량 기준 점유율은 10%대인 애플이 이익은 90% 이상을 독차지하는 구조다. 한정된 고가 명품시장에서나 나올 법한 ‘승자 독식’이었다.

2013년까지만 해도 삼성전자와 애플은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수익을 거의 반반씩 나눠 가졌다. 2013년 삼성전자 수익은 50%를 넘어 애플에 근접했다. 안드로이드폰이 무섭게 성장하던 때였다. 삼성전자의 최대 히트작 갤럭시S4가 출시된 해이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분기 10조원 영업이익 기록도 이때 나왔다.

격차는 2013년 후반부터 다시 벌어졌다. 삼성이 갤럭시S5로 부진에 빠진 사이 애플은 아이폰5S로 시장 이익의 60%를 챙겨 갔다. 2014년 9월 대화면을 채용한 아이폰6 출시 이후 70%를 점령한 뒤엔 수익의 90%를 챙겼다. 중국발(發) 아이폰6 돌풍이 결정적이었다.

삼성의 수익 그래프는 애플과 정반대로 곤두박질쳤다. 갤럭시 등 대화면 안드로이드 소비자층을 아이폰에 대거 빼앗긴 것이다. 삼성의 수익률은 50%대에서 2년 만에 10%대로 추락했다. 삼성전자는 여전히 시장 점유율 1위지만 출하량 기준이다. 수십 개의 스마트폰 라인업을 꾸려 출하량을 극대화하지만 애플만큼 돈이 남지 않는다. 애플은 자체 제조시설을 운영하지 않기 때문에 대규모 공장 설비 및 생산 인력을 가동하는 삼성전자보다 매출 대비 이익률이 월등히 높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삼성의 낮은 이윤구조는 출하량과도 관련이 있다. 밀어낸 물량이 재고로 쌓이면 가격인하를 통해 떨이에 나섰다. 마진이 더 줄어들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남는 돈이 없으니 개발 투자 여유도 사라진다.

○문제는 이윤이다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판매를 공언한 갤럭시S6의 2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갤럭시S6 효과가 없었던 1분기에 비해 그다지 나아진 게 없었다. LG전자도 같은 신세다. 2분기 무선사업은 2억원 흑자를 내는 데 그쳤다. 야심작 G4의 초라한 성적이었다.

수천억원에 달하는 개발 및 광고 마케팅비를 쏟아부었지만 남는 장사를 못했다. 문제는 프리미엄폰만이 아니었다. 보급형 시장도 무너졌다. 2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이 직전 분기보다 감소했다. 신형 고가폰은 제 역할을 못했고, 믿었던 보급형마저 무너져 이익률이 급감했다. 프리미엄 모델이 잘 팔릴수록 브랜드 이미지가 올라가 보급형 판매액이 동반 상승하는 이른바 ‘두 갈래’ 전략이 더 이상 먹히지 않은 것이다. 이유는 간단했다. 애플이 전 세계 고가 시장에서 펄펄 날았다. 화웨이, 샤오미, 레노버 등 대륙 3총사는 안방인 중국을 넘어 중남미, 동유럽, 인도, 아프리카 등으로 발을 넓혔다. 삼성과 LG가 수년간 공을 들인 신흥시장마다 애플과 중국 업체, 현지 제조업체들의 점유율이 빠르게 늘었다.

○안 바꾼다…혁신이 없다

‘안 바꿔’ 열풍도 불어닥치고 있다. 비싼 제품에 더 이상 매력을 못 느껴서다. 어느새 기술 발전 속도는 대중의 구매 욕구를 앞질렀다. 젊은이들조차 온갖 고사양 스마트폰에 식상해하기 시작했다. 새롭기는 하嗤?폰을 교체할 만한 혁신적 한 방을 찾기 어렵다.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삼성 갤럭시뿐만 아니라 구형 아이폰, 옛 LG폰 사용자까지 합치면 어림잡아 구형폰 사용자가 1000만명이 넘는다. 국내 이통사 개통 단말기 수가 4000만대를 넘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네 명 중 한 명이다. 전 세계적으로 본다면 교체 수요는 수억 대다.

애플은 교체 수요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였지만 삼성과 LG는 눈뜨고 빼앗겼다는 게 결정적 패인이다. 1000여개에 달하는 군소 제조업체는 안드로이드 저가 시장에서 ‘치킨 게임’을 벌이고 있다. 삼성과 LG가 애플과의 싸움이 힘겹더라도 차별적인 프리미엄 시장을 개척해야 하는 이유다. 그 혁신은 삼성과 LG 기존 제품과는 차원이 다른 새로움이어야 한다.

“죽어가는 시장을 되살리려면 폴더블, 롤러블 스마트폰으로의 전면적 혁신이 필요하다”는 세계적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의 최근 조언을 곱씹어야 할 때다.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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