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관대출 금리 연 3~10%
신용대출보다 낮아
높은 연체이율 주의해야
[ 이지훈 기자 ]
저금리 시대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보험사들이 대출을 늘리고 있다. 보험사 대출은 주택담보대출, 보험계약대출(약관대출), 신용대출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특히 돈을 떼일 가능성이 작은 약관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이 최근 크게 늘고 있다. 약관대출 금리는 연 3~10% 수준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5% 수준으로 2금융권에선 비교적 낮은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다. 신용대출 금리도 연 10~15%다. 시중은행의 문턱을 넘지 못한 소비자는 보험사 중금리 대출을 고려해볼 만하다.
3년 새 20조원 늘어난 보험사 대출
생명보험사 대출잔액은 2012년 3월 57조1990억원에서 올해 3월 68조1289억원으로 3년 동안 약 10조9299억원 증가했다. 손해보험사 대출잔액도 2012년 3월 14조8376억원에서 올해 3월 23조5996억원으로 3년 만에 8조7620억원 늘어났다. 회사별로는 삼성화재(8조4810억원), 현대해상(4조405억원), KB손해보험(3조8687억원), 동부화재(3조7497억원) 순으로 대출 잔액이 많다.
보험사 대출상품은 보험상품을 담보로 빌 좋獵?보험약관 대출, 부동산담보대출, 신용대출 등 크게 세 가지다. 저금리로 투자처를 잃은 보험사들은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는 대출로 눈을 돌리고 있고, 중금리대 대출을 원하는 소비자의 수요가 맞아떨어지며 최근 보험사 대출이 늘어나는 추세다. 보험사들은 대출을 통해 연 3%대의 수익을 거두고 있다.
특히 돈을 떼일 염려가 적은 약관대출이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약관대출은 고객이 납입한 보험료로 쌓인 해약환급금의 일정 범위에서 대출을 받는 상품이다. 까다로운 신용등급 제한이나 중도상환 수수료 등 각종 수수료가 없어 급전이 필요한 서민에게 요긴하다. 또 여윳돈이 생기면 언제든지 금액에 상관없이 대출을 상환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주민등록증과 보험증권 또는 가장 최근에 낸 보험료 영수증만 있으면 보험사 환급창구에서 대출받을 수 있어 대출 방법도 간단하다. 보험사 입장에서 계약자가 납입한 보험료로 대출해주는 보험계약대출은 국·공채 수준의 안정성을 가지고 있다. 원래 계약자에게 돌려줘야 할 이자를 가산금리까지 붙여 돌려받다 보니 이자수익을 통한 안정적인 자산운용도 가능하다.
보험계약대출 규모가 큰 10개 손보사의 올해 1분기 보험계약대출 취급액은 총 8조808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05%(8343억원) 증가했다. 손보사별로 살펴보면 농협손해보험의 보험계약대출 취급액이 전년보다 68.06% 상승해 보험계약대출 취급액이 급격하게 늘어난 모습을 보였다. 금액 기준으로는 현대해상의 취급액이 가장 크게 늘어났다. 현대해상의 올해 보험계약대출 취급액은 1조4142억원으로 전년보다 2023억원(16.69%) 증가했다. KB손해보험은 1980억원(17.27%), 동부화재는 1645 占?12.96%) 늘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경기가 안 좋아지면 가장 먼저 해약하는 것이 보험인데 보험계약대출을 통해 해약을 방지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보험계약대출을 장려하고 있다”며 “투자 포트폴리오상 안정적으로 수익을 가져갈 부분도 필요해 늘리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다이렉트론, 모기지론 등 다양
보험사 신용대출은 타 2금융권 대비 대출한도가 적고 대출 대상이 제한적이다. 그러나 철저한 리스크관리 덕분에 캐피털사나 저축은행에 비해 낮은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출한도가 넉넉한 신상품도 출시되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 MG손해보험의 MG다이렉트론은 캐피털사의 신용대출 상품에 비해 동일한 신용등급 기준으로 연 10% 정도 금리가 저렴하다. 최대한도도 2금융권 최대 수준인 6000만원이다. 이미 2금융권 대출을 받았거나 신용대출을 신규로 받고자 한다면 보험사 신용대출상품을 고려해볼 만하다.
한화생명 아파트 담보대출 상품인 ‘행복드림 모기지론’은 보험업계 최초로 신용등급 9등급까지 이용할 수 있다. 기존에는 신용등급 1~7등급만 취급했으나 이 상품을 통해 대출자와 소유자 중 한 명이 신용등급 8~9등급이더라도 대출이 가능하도록 확대했다. 금리는 연 5.27~6.87%로, 금융 취약계층인 신용등급 8~9등급 소비자에게도 중금리 대출이 가능하도록 했다.
삼성생명은 보험계약자에 한해 해약환급금의 최고 95%까지 연 3.0~9.9% 금리로 대출해준다. 대출원리금은 보험기간 내에 자유롭게 상환할 수 있다. 대출기간은 보험계약만기일까지다. 교보생명도 보험계약자를 대상으로 해약환급금의 최고 95%까지 보험계약대출 ?해준다. 대출금리는 연 3.9~10.5%다. 한화생명 역시 보험계약자를 대상으로 해약환급금의 최고 95%까지 대출해준다. 대출금리는 금리연동형의 경우 ‘공시이율+1.5%포인트’, 확정금리형 또는 변액보험의 경우 ‘기준금리+2.5%포인트’를 적용한다.
일각에서는 보험사 약관대출 금리를 낮춰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확실한 담보물이 있음에도 일부 보험사의 약관대출 금리가 연 10% 수준인 것은 너무 높다는 지적이다. 또 연체이자율이 높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국내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의 최고 연체이자율은 평균 연 19.0% 수준이다. 생명보험사 중에선 흥국생명(연 22.0%)이, 손해보험사 중에선 MG손해보험(29.9%)이 가장 높다. 교보생명도 21.0%로 높은 편이다.
금융감독원은 ‘금융상품 통합 비교공시시스템’을 연내 구축해 내년 1월 선보일 계획이다. 소비자들은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곳에선 은행 저축은행 여신전문회사 보험사가 취급하는 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신용대출도 한꺼번에 볼 수 있다. 주택담보대출은 소비자가 담보가격, 희망 대출금액, 대출기간 등을 입력하면 조건에 맞는 상품 금리와 월 상환액, 총 대출비용 등 핵심 정보를 비교해 공시한다. 은행 증권사 보험사 등이 판매하는 연금저축이나 퇴직연금도 비교할 수 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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