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숙련된 졸업생 배출을 갈망하는 산업계와 손잡고 인문학을 축소하는 등 국공립대 개혁에 발동을 걸었다는 소식이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아베 신조 총리가 국공립대를 직업교육과 과학연구 쪽으로 돌리기 위해 대학의 미션을 다시 정의하고 커리큘럼도 구조조정할 것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가 국공립대 개혁에 착수한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기업은 점점 글로벌화하면서 수준 높은 숙련인력을 요구하지만 일본 대학이 제대로 부응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숙련인력 부족, 떨어지는 교육의 질, 구직자와 고용주 간 기대 불일치(미스매치) 등이 그렇다. 일각에서는 인문학 홀대 아니냐는 비판도 없지 않지만 대학 개혁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의심치 않는 분위기다.
대학교육의 문제점으로 치면 한국은 일본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덜하지 않다. 하지만 국내 분위기는 일본과는 딴판이다. 대학 개혁의 소리만 요란할 뿐 가시적 성과는 없다. 인문학 구조조정은 손도 대지 말라는 식의 저항이 벌어지는가 하면, 반자본주의·반시장주의 교육을 의심케 하는 강의들까지 판친다. 걸핏하면 튀어나오는 인성교육도 그렇다. 인성교육진흥법에다 대입시 반영 소동까지 빚어지는 나라다. 직업훈련은 무시되고 과학정신은 폄하되기 일쑤다. 실업자만 양산하는 이런 고등교육을 언제까지 계속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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