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헤비타트와 스마트스쿨 보급 협약 체결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자회사 아이카이스트(i-KAIST)는 3일 스마트스쿨 보급사업을 골자로 한 협약을 UN헤비타트와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으로 아이카이스트는 세계연합(UN)과 함께 전세계를 대상으로 한국 토종 기술로 완성된 스마트스쿨 제품을 보급할 수 있게 됐다.
UN이 스마트스쿨 보급사업 협약을 체결한 것은 최초다. 특히 이번 협약에 있어 이례적으로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를 본부로 직접 초대해, 총리급 부사무총장이 영접하고 장관급 보드멤버가 서명 체결했다. 아이카이스트의 기술력과 파급 효과를 매우 높게 평가했다는 게 UN 관계자의 설명이다.
스마트스쿨은 분필 대신 터치스크린 기반의 스마트전자칠판과 종이교과서 대신 다양한 교과 과정을 탑재한 스마트패드로 구성돼 있다. 교사와 학생이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무선통신기술도 탑재돼 있다. 통신망을 이용해 교실 밖 다른 해외 국가의 교사와 학생도 수업에 참여할 수 있다.
아이카이스트는 이같은 독창적 시스템을 2011년 세종시 행복청에 제안해, 당시 모든 학교와 모든 교실을 스마트스쿨로 구축한 바 있다. 이후 세종시 성공 모델을 기반으로 몽골 중국 아랍에미리트 등 7개국과 수출을 협약하기도 했다. 올해 조달청으로부터 우수해외조달 'G-PASS'(Government Performance ASSured)기업으로도 선정됐다.
아이카이스트는 분필과 종이가 귀한 아프리카를 위해, 이동식 컨테이너 스마트스쿨을 2013년 세계 최초로 구현하기도 했다. 최근 이 아이템을 기반으로 카이스트 산업디자인학과의 배상민 교수가 세계 최고 권위의 디자인 공모전인 독일 레드닷어워드에서 최고상인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컨테이너 스마트스쿨은 태양광 발전기가 설치돼, 전기가 없어도 최첨단 기기를 통한 수업이 가능하다. 또 아이카이스트의 애드혹(AdHoc) 기술을 통해 현장에 인터넷이 없어도 무선으로 교사와 학생간 수업자료 통신이 가능하다. 슈퍼와이파이 기술을 이용하면 위성과 통신해 인터넷선이 없는 오지에서도 반경 5km 범위까지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 아이카이스트는 전쟁으로 학교를 계속 건설해야하는 이라크에 컨테이너 스마트스쿨을 제안해, 마흐디 부통령에게 1000억원 규모의 구축 확약을 받은 바 있다.
이번 UN과의 협약도 이동식 컨테이너 스마트스쿨 보급하는 데 최우선 초점을 맞추고 있다. 케냐를 중심으로 실시해 아프리카 전역에 보급한 후 전세계로 확장할 예정이다. 재원은 세계은행 아시아개발은행(ADB) 등의 금융권 경제개발자금을 이용해 진행한다. 사업 규모는 약 10조원이다.
이번 사업을 통해 아이카이스트의 세계적 인지도가 향상돼 해외 상장의 실현 가능성이 높아졌고, 기업가치도 크게 상승할 것이란 게 금융투자업계의 관측이다.
협약을 주도한 UN헤비타트는 1977년 경제사회이사회 결의에 의거해 설치된 기구다. 2020년까지 세계 1억명 이상 사람들의 '삶의 질' 향상을 목표하고 있다. 특히 유스유닛(Youth Unit)을 통해 청소년들이 도시생활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고 있다. 컨테이너 스마트스쿨은 이들의 생활환경을 변화시키는 데 매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UN헤비타트는 기대하고 있다.
아이카이스트는 대표적인 창조경제기업으로,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국무총리, 미래부장관, 중소기업청장 등이 대전 본사로 직접 내려와 스마트스쿨을 체험하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32세)는 "이번 협약으로 아이카이스트 뿐 아니라 대한민국이 함께 위상이 올라가도록 최고의 결과물로 전세계 보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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