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 대형IB 도약 '반환점' 돌았다

입력 2015-08-03 19:04
수정 2015-08-04 05:42
빅데이터 이 종목

3분기 연속 '사상 최대 순이익'…7개월 새 주가 54% 올라

2분기 실적도 '어닝 서프라이즈'…트레이딩 영업수익 1171%↑
리테일·법인영업 실적도 양호…순이익 36% 늘어 911억원

종합금융사로 영역 확장…아이엠증권 인수·5000억 유증
2020년 종합금융 면허 반납前 대형IB 자격 갖추는데 총력


[ 안상미/오동혁 기자 ]
메리츠종금증권(메리츠증권)이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1000억원에 육박하는 순이익을 내면서 작년 4분기부터 이어온 ‘최대 분기 순이익’ 기록도 갈아치웠다. 여기에 주마가편(走馬加鞭·달리는 말에 채찍질을 한다는 뜻) 격으로 대형 증권사로 도약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아이엠투자증권을 합병한 데 이어 최근에는 5000억원대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다.

◆“전 사업부 고른 성장”

메리츠증권 주가는 3일 전날보다 3.42% 오른 605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발표된 2분기 영업실적이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영업이익은 1분기 대비 58.5% 상승한 1407억원, 순이익은 35.5% 증가한 911억원을 기록했다. 아이엠투자증권 합병으로 발생한 법인세(220억원) 등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순이익은 1000억원을 넘어선다.

이 회사 주가는 올 들어 꾸준한 상승곡선을 그려왔다. 지난 1월2일 3925원으로 출발한 주가는 2월과 3월 각각 4000원, 5000원 선을 돌파했다. 6월 들어 한때 7000원을 웃돌기도 했지만 이후 중국 증시 하락 등의 여파로 조정을 받으면서 현재 60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7개월 새 주가가 54% 급등, 상장 증권사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시가총액(2조3000억원)도 증권업계 5위로 올라섰다.

특정사업부의 실적에 의존하지 않고 전 사업부문에 걸쳐 고른 실적개선을 이뤄낸 게 주효했다. 2분기 기준 트레이딩부문 영업수익은 666억원으로 작년 동기(52억원) 대비 1171% 증가했다. 리테일부문 수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19% 증가한 369억원을 나타냈다. 법인영업(홀세일)과 기업금융부문도 같은 기간 각각 57%, 46% 늘었다. 차인환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메리츠증권의 수익성은 국내 증권업계 최고 수준”이라며 “향후 투자은행(IB)부문 진출 확대로 수익 확보가 본격화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차 연구원은 지난달 메리츠증권 목표주가를 상향하면서 8000원을 제시한 바 있다.

◆“ROE, 큰 훼손 없다”

메리츠증권은 최근 종합금융투자사업자(대형 IB)로 도약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선 자사가 강점을 보유한 기업여신, 부동산금융, 부실채권(NPL) 부문과 아이엠증권이 경쟁력을 지닌 트레이딩 부문을 유기적 결합으로 강화해 합병 시너지를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달 말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완료에 발맞춰 사업역량도 단계岵막?끌어올리기로 했다. 종합금융 라이선스 종료시점(2020년) 이전에 대형 IB 자격을 취득, 신용공여 및 전담중개업무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증자 이후 자기자본은 1조7000억원. 대형 IB 진입요건(자기자본 3조원 이상)을 맞추는 데는 1조3000억여원이 모자라지만 지금 같은 순이익 증가 추세라면 수년 내 가능하다는 것이 회사 측 판단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이번 유상증자로 자기자본이익률(ROE)이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회사 측은 대형 IB 진출로 인해 얻는 장점이 더 클 것이라고 설명한다. 김수광 메리츠증권 경영지원본부장은 “영업이익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향후 IB 업무에서도 신규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돼 ROE가 크게 훼손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상미/오동혁 기자 otto8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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