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과 함께하는 라이프디자인<110>
의사결정 분야의 권위자인 민재형 서강대 교수가 학생들에게 내는 퀴즈가 있다. 이 퀴즈를 풀 때는 한 가지 조건이 있다. 문제를 너무 빠르거나 느리게 읽지 말고, 보통 속도로 한 번 읽은 뒤 바로 답을 말하라는 것. 이 조건을 유념해서 아래의 퀴즈에 도전해보자.
“야구방망이 1개와 야구공 1개의 가격을 합하면 1만1000원이다. 야구방망이는 야구공보다 1만원 비싸다. 야구공 1개의 가격은 얼마인가?”
많은 사람이 야구공 1개의 가격을 1000원이라고 답한다. 이 문제는 조금만 시간을 갖고 생각하면 답이 500원이라는 걸 알 수 있다. 그런데 왜 많은 사람이 1000원이라고 답할까. 퀴즈를 풀 때 차분히 생각하지 말고 답하라고 한 조건 탓이다.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은 인간의 의사결정 방식을 두 가지(시스템1, 시스템2)로 구분했다. 시스템1은 무의식적으로 매우 빠르게 이뤄지는 직관에 의존한 판단이다. 시스템2는 상대적으로 천천히 논리적 사고에 기초해 이뤄진다. 위의 퀴즈를 푸는 조건은 시스템1에 의해 판단하라는 의미였다. 이 조건을 충실하게 지켰다면 오답을 말한 것이 지극히 정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