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후계다툼 구도 '변화'…형제 아닌 '부자' 대결?

입력 2015-08-02 13:50

롯데그룹의 후계다툼 구도가 변하고 있다.

장남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의 의중을 한국·일본 언론매체를 통해 전달하는 형국이지만, 신 총괄회장의 개입이 본격화하면서 차남 신동빈 회장과 부자 대결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신 총괄회장은 지난달 27일 일본행을 통해 신 회장의 일본롯데홀딩스 임원 해임을 지시한 데 이어 30일과 31일 국내 방송매체를 빌려 한일 롯데 경영권에서 손을 떼라는 강경 메시지를 띄웠다.

신 회장은 지난달 31일 조부인 신진수씨 제사에도 참석하지 않은 채 일본에 머물면서, 한일 롯데그룹의 핵심 지배 고리인 일본롯데홀딩스에서의 영향력 다지기에 주력해왔다.

신 회장의 귀국 후 행보와 일본롯데홀딩스의 주주총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이르면 3일 귀국할 것으로 보이는 신 회장이 '마이웨이'를 고수할 공산이 크지만 신 총괄회장을 찾아가 대화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감정의 골이 깊어 '부자 회동'이 성사될지조차도 불투명하지만 성사된다면 나름대로 해법 모색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이 경우에도 신 회장은 한일 롯데 동시 경영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신 총괄회장은 퇴진을 요구하면서 정면 충므?수도 있으나,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할 때 절충 가능성도 있다.

롯데가(家) 구성원은 신 회장의 향후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롯데가 구성원들은 신격호·동빈 부자가 회동해 '원만한' 해결책을 모색하길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

신 총괄회장과 신 회장이 기존 의지를 굽히지 않는다면 결국 롯데홀딩스에서 표 대결로 승부가 갈릴 수밖에 없다.

지난달 28일 신동빈 회장 주도로 긴급 이사회를 열어 신 총괄회장을 명예회장으로 추대한 것과 관련해 정관 변경의 필요성 있는 만큼 주주총회 개최는 불가피하다. 아울러 이 자리에서 롯데홀딩스 임원 교체 안건이 튀어나올 수 있고 그와 관련한 주총의 선택에 따라 롯데그룹의 후계구도가 바뀔 수 있다.

신 회장 측은 일단 명예회장 추대와 관련한 정관 개정에는 찬성하지만, 임원교체 안건 처리를 위한 주총 개최는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한일 롯데의 핵심 지주사인 롯데홀딩스의 지분구조가 베일에 싸여 있어 임원교체 안건 처리를 위한 주총이 열린다면 누구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지난달 31일 주주총회 소집 안내장을 주주들에게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주주총회가 열리기 1~2주 전에 주주들에게 주총 일자를 공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는 10일 전후에 주총이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그룹 분쟁이 불거졌을 당시 롯데홀딩스 지분은 신격호 총괄회장이 28%, 일본 롯데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소규모 포장재 회사 광윤사가 27.65%, 신동주·동빈 형제가 각 20% 안팎을 가진 것으로 추정돼 왔다.

그러나 신동주 전 부회장은 다른 주장을 했다. 신 전 부회장은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롯데홀딩스의 의결권은 아버지가 대표인 자산관리 회사가 33%를 지닌다. 나는 2% 미만이지만 32% 넘는 종업원 지주회를 합하면 3분의 2"라고 주장했다.

사실 신 회장 측은 주총 개최를 선뜻 내켜 하는 분위기가 아니다. 신 회장이 수일째 일본에 체류하는 건 주총 표 대결을 염두에 두고 롯데홀딩스 지분을 가진 친족과 주주의 표심을 관리하려는 의도였다는 분석이다.

신 총괄회장을 등에 업은 신 전 부회장은 가능하면 이른 시기에 임원 교체를 위한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개최를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주총회는 이사회 결의가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에 신 회장 주도의 이사회가 선선히 주총 개최를 승인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주총을 두고서 작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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