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플렉스 빅3' 영화시장 키워…프리미엄관 등 새 성장동력 찾아야

입력 2015-07-31 07:00
Cover Story - CJ CGV

영화산업 업황 전망


1998년 CGV강변11이 개관하면서 한국에 멀티플렉스 상영관이 처음 등장했다. 2000년엔 메가박스가, 2003년엔 롯데시네마가 시장에 뛰어들었다. 현재와 같은 멀티플렉스 3사 중심의 경쟁구도가 형성된 시발점이다. 영화관람 문화 변화에 따라 멀티플렉스 극장에 대한 관객선호도가 높아졌고 대형 3사는 소형 경쟁사를 부지런히 흡수하며 차근차근 시장 지배력을 늘려갔다.

2002년부터 2014년까지 CGV는 18.6%이던 점유율을 48.6%로 높였다. 롯데시네마는 9.5%에서 29.1%로, 메가박스는 7.9%에서 18.4%로 늘렸다. 2002년 관람객 36%를 점유했던 3사가 2014년에는 무려 96%를 점유하게 됐다.

멀티플렉스 극장이 이끈 국내 영화관람객의 증가세도 매섭다. 2005년 1억2000만여명이었던 전국 관람객 숫자가 2014년엔 2억1500만명을 넘겼다. 전년에 이어 2년 연속 2억관객을 넘어섰다. 극장 매출도 꾸준히 증가했다. 2014년 극장 입장권 매출은 역대 최대인 1조6600억원이 넘었다. 전년 대비 7.3% 증가한 수치고 10년 전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운 수준이다.

빠르고 꾸준한 성장의 원동력은 다름아닌 관객이다. 세계에서 된??가장 많이 보는 이가 한국인이다. 작년 기준 한국의 1인당 연간 영화관람 횟수는 평균 4.3회다. 미국 3.9회, 싱가포르 3.7회, 프랑스 3.3회, 영국 2.7회보다 높다. 이웃나라 일본과 중국은 각각 1.3회와 0.6회에 불과했다. 이에 비해 1인당 스크린 숫자는 100만명당 44개로 세계 11위에 머물러 있다.

1위인 아이슬란드가 148개이고, 6위 미국이 127개, 10위 프랑스가 92개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한국의 영화관람 환경을 고려하면 한국인의 영화 선호도는 매우 높은 편이라고 볼 수 있다.

각국 영화관람 횟수에 큰 차이가 나는 데는 영화관람 환경의 차이도 있겠지만 여가 문화 차이가 가장 크다. 따라서 단지 한국이 영화를 가장 많이 보는 나라라는 이유로 성장 여력이 낮다고 결론낼 수도 없다. 오히려 단기적으로 1인당 관람 횟수에 비해 스크린 보급률이 떨어지기 때문에 추가 개발 여지가 남아 있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영화가 언제까지 국내 최고의 인기 여가활동으로 남을지는 모를 일이다. 영화를 대체할 문화·여가 활동의 발전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뎠다는 점이 한국 관객이 보여온 높은 영화충성도를 뒷받침했을 수 있다. 앞으로 공연이나 스포츠, 게임 등 여타 활동의 인기가 높아질수록 영화 선호 현상은 떨어질 수 있다.

장기적인 인구구조 변화도 영화산업의 미래에 걱정거리다. 저출산이 지속되면서 평균 연령은 올라가고 주 영화 관람층인 젊은 세대의 숫자는 줄어든다. 영화산업 전체의 파이 역시 장기적으로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한국 극장시장은 상위 3개사(CGV, 롯데, 메가박스)가 시장의 대부분을 점유해 경쟁 구도상 안정된 곳이다.

경쟁 상황의 ??여지가 크게 남아 있지 않은 시장에서 파이가 작아진다는 일은 큰 골칫거리다. 구조적으로 관람객 수가 계속 증가하기 어렵고, 티켓 가격의 큰 상승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내수에만 집중해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어렵다.

장기적인 성장의 한계를 절감한 극장이 내놓은 대비책은 두 가지다. 특별관 및 프리미엄 극장의 확대와 해외 진출이다. 스크린과 사운드 관련 기술발전과 촬영 단계에서부터의 품질 개선에 따라 3사 모두 고차원의 관람 경험을 제공한다. CGV는 오감체험이 가능한 ‘4DX’ 및 ‘3면 영상시스템’을 구비한 사이트를 늘리고 있으며 프리미엄 상영관을 통해 고급화를 꾀하고 있다. 롯데도 ‘슈퍼플렉스’와 ‘슈퍼4D’ ‘슈퍼사운드’ 등의 시설을 전국적으로 확대 중이다.

해외 진출은 최근 주식시장에서 크게 주목받는 재료기도 하다. 세계 2위 시장으로 급부상하며 존재감을 과시한 중국 시장의 성장세가 놀랍다. 2014년 중국 영화시장(박스오피스 기준)은 미국의 47% 수준이었다. 올 7월26까지 중국 박스오피스는 미국 박스오피스의 65%를 넘었다. 춘제 특수가 있었던 2월 한 달간은 중국 박스오피스 매출이 미국을 넘었다. 중국 영화시장은 이르면 3년 내에 미국 시장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창권 < 대우증권 수석연구위원 changkwean.kim@dwsec.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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