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운동 기간엔 '인터넷 실명제' 합헌

입력 2015-07-30 18:47
수정 2015-07-31 05:35
헌재 "허위사실 유포땐 정보왜곡…공정성 위해 필요"
홍성·태안군 해상경계 다툼엔 "반반씩 나눠 가져야"


[ 양병훈 기자 ] 선거기간에 인터넷 실명제를 규정한 공직선거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인터넷 실명제는 2012년 8월 헌재의 위헌 결정으로 사라졌지만 선거운동 기간에만 실명제가 부활하는 셈이다.

헌재는 또 서해 죽도 인근의 상펄어장을 둘러싼 충남 홍성군과 태안군 간의 권한 다툼에서 “두 지자체가 해역을 나눠 가져야 한다”고 결정했다. 헌재가 해상 경계를 둘러싼 권한쟁의 심판에서 ‘등거리 중간선’이라는 기준을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헌법재판소는 인터넷 언론사 딴지일보와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선거기간 인터넷 실명제’를 규정한 공직선거법 82조의6 1항 등에 대해 낸 헌법소원에서 30일 재판관 5(합헌) 대 4(위헌)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공직선거법 82조의6 1항은 선거운동 기간에 인터넷 언론사 게시판이나 대화방 등에 정당과 후보자를 지지 또는 반대하는 글을 올릴 때 실명 인증을 받도록 하고 있다. 이를 위반하면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딴지일보는 2012년 해당 공직선거법 조항이 자신들의 직업 수행 자유를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같은 해 토론 게시판인 아고라를 비실명으로 운영했다는 이유로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에서 과태료 처분을 받은 뒤 법원 이의신청 등을 거쳐 이듬해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선거기간에 언론사 게시판 등을 통해 흑색선전이나 허위사실 등이 유포될 경우 언론사의 공신력과 지명도에 기초해 광범위하고 신속한 정보 왜곡이 일어날 수 있다”며 “선거 공정성 확보를 위해 필요한 조항”이라고 판단했다.

헌재는 이날 홍성군이 태안군을 상대로 낸 권한쟁의 심판에서 재판관 6 대 3 의견으로 헌재가 제시한 기준에 따라 해역을 나누라는 결정을 내렸다. 두 지자체 간 다툼의 쟁점이 된 것은 서해 천수만의 해상 경계를 어떻게 정할 것인지였다. 홍성군과 태안군을 남북으로 가르는 천수만 중간 지점에는 죽도라는 섬이 있다. 이 섬은 원래 서산군 안면읍 죽도리 소재였다가 1989년 서산군에서 태안군이 분리되면서 홍성군 서부면 죽도리로 관할이 바뀌었다. 태안군은 그간 줄곧 해오던 대로 주민들에게 죽도 인근 상펄어장의 어업면허를 내줬지만 홍성군은 죽도가 홍성군 관할로 변경됐으니 이는 무효라며 2010년 5월 권한쟁의 심판을 냈다.

헌재는 “등거리 중간선 원칙을 기본으로 하되 관련법의 현황과 연혁적인 상황, 행정권한의 행사 내용, 사무 처리의 실상, 주민의 사회·경제적 편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합리적이고 공평하게 해상 경계를 나눠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상펄어장을 중심으로 바다 위에 두 지점을 찍은 뒤 이를 기준으로 오른쪽은 홍성군, 왼쪽은 태안군 관할이라고 결정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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