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여초(女超) 시대를 살아가는 지혜

입력 2015-07-30 18:23
수정 2015-07-31 06:18
여성 인구 증가와 영향력 확대
한국뿐 아니라 전세계적 흐름
글로벌 여심 잡은 K-뷰티처럼
금융업계도 여성 고객 잡아야

박인규 < DGB금융그룹 회장 goldpig@dgbfn.com >


여성가족부와 통계청이 이달 초 발표한 자료 ‘2015년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에 따르면 국내 여성 인구가 남성을 1만명 이상 추월해 여초(女超) 시대에 진입했다. 요즘 젊은 부부들을 중심으로 아들과 딸을 굳이 따지지 않는 풍조가 있고, 주변에 이른바 ‘딸바보 아빠’가 많아지고 있다.

여성의 역할이 더욱 확대되고 변화하는 건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에 걸친 시대적 흐름이다. 글로벌 완구업체 레고는 기존에 엔지니어, 과학자 등의 레고 모형을 주로 남성 위주로 만들었다. 하지만 이젠 여성 모형으로도 만들어 큰 인기를 얻으며 여자아이들의 이공계 진출 의욕을 북돋고 있다.

이처럼 사회 곳곳에서 여성들의 약진은 정체된 한국 경제의 활력을 높이고, 창조경제 활성화에도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여성의 경제 참여율이 높은 선진국의 경우 출산율이 높다고 하니, 여성들의 사회 참여를 확대하고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것이야말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지름길이다. 하지만 이를 위한 제도적 지원이나 사회적 분위기는 아직 선진국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특히 “육아와 가사는 여전히 여성의 몫”이란 인식은 개선의 여지가 있다. 예전보다 많이 나아졌다고는 해도 여성들에겐 버겁다. 여성의 사회 참여율이 가장 높은 북유럽에서 남성들은 “집안일은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하는 것”으로 여긴다. 우리도 성별에 관계없이 평등하게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지혜와 배려를 터득해야겠다.

여초 사회에서 기업은 여성의 마음을 얻기 위해 더욱 분주해질 것이다. 한류와 더불어 세계를 뒤덮고 있는 K-뷰티 열풍은 여심 잡기가 국내뿐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도 큰 성공을 거두면서 얻은 결과다. K-뷰티의 성공 사례는 다른 국내 산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내 여성 소비자들의 높은 안목과 까다로운 기준을 충족시키려 노력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국제 경쟁력을 기를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 진출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는 금융업에서도 K-뷰티를 참고해 해외 현지 여성 소비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전략을 쓴다면, 후발 주자의 불리함을 극복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여초 사회의 시작, 슬기롭게 대처한다면 우리 기업과 사회 모두에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박인규 < DGB금융그룹 회장 goldpig@dgbf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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