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빼로·베지밀·스팸볶음밥…중량 줄여 '가격 인상 꼼수'

입력 2015-07-29 18:06
사실상 4~11% 오른 셈
업체들 "원재료 인상 반영"


[ 강진규 기자 ] 롯데제과, CJ제일제당, 정식품 등 일부 식품회사가 가격은 그대로 두고 중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최대 10%의 가격 인상 효과를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유통업계와 소비자단체에 따르면 롯데제과는 지난 4월 대표 제품 중 하나인 초코 빼빼로의 대형마트 판매가격은 960원으로 유지하면서 중량은 52g에서 46g으로 11.5% 줄였다. 같은 가격의 아몬드 빼빼로와 땅콩 빼빼로 중량도 각각 3g(7.6%) 줄여 36g으로 맞췄다. 2550원짜리 초콜릿 드림카카오 2종은 중량이 90g에서 86g으로, 4800원인 ABC초콜릿은 210g에서 200g으로 줄었다.

롯데제과 측은 원재료 가격이 큰 폭으로 올라 중량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2012년부터 3년간 카카오 28%, 코코아버터 118%, 아몬드 61% 등 원재료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며 “제품 가격을 높이면 소비자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판단해 중량을 조절하기로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식품은 지난 2월 베지밀A 고소한맛과 달콤한맛의 용량을 1000mL에서 950mL로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은 2280원 그대로였다. 정식?관계자는 “제조공정상 변화 때문에 용량을 조절한 것”이라며 “가격 인상보다는 사용 편의성과 디자인 개선이 목적이었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월 스팸볶음밥과 스팸김치볶음밥 파우치 제품의 용량을 690g에서 660g으로 4.3% 줄였지만 가격은 7980원을 유지했다. 이들 업체는 가격은 놔두고 용량만 조절함으로써 4~11%의 가격 인상 효과를 본 셈이다.

음료·제과업체들은 2013년 말과 지난해 초 최대 20%가량 가격을 인상했다. 오리온 초코파이는 한 상자(12개입)에 4000원에서 4800원으로, 해태제과 에이스는 1200원에서 1400원으로 올랐다. 업체들은 당시 가격 인상 이유로 원가 상승을 꼽았지만 주요 원재료인 밀, 원당, 콩, 옥수수의 국제가격은 2012년 이후 하락세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소비자들로부터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 관계자는 “가공식품 가격 인상에 대한 소비자들의 시선이 차가운 상황에서 업체들이 용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가격 인상 효과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7/31] 中자오상증권초청, 2015 중국주식 투자전략 강연회 (무료)
[이슈] 40호가 창 보면서 거래하는 기술 특허출원! 수익확률 대폭상승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