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민경 기자 ]
롯데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장남의 난'이 하루 만에 불발됐지만 증권가에서는 언제든 비슷한 일이 재현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룹 지분이 한국과 일본 계열사로 복잡하게 얽혀있는데다 창업주 신격호 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과 차남 신동빈 한국롯데 회장의 지분율이 엇비슷하기 때문이다.
특히 신 회장과 신 전 부회장, 두 형제가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서 있는 '광윤사' 지분을 똑같이 나눠갖고 있어 이 회사에 대한 지분 확보 경쟁이 또 다른 난으로 번질 수 있단 전망이다.
◆ 신동주 '장남의 난' 하루 만에 불발
29일 동부증권은 '결말을 모르는 주말 드라마 연출 중'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전날 발생한 일련의 사태로 인해 롯데그룹 지분구조 상 갈등이 드러났다며 드라마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 한국롯데 등에 따르면 롯데그룹 후계구도에서 밀려난 신 전 부회장이 아버지 신격호 회장을 앞세워 반란을 시도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신격호 회장과 신 전 부회장 등 친족 5명이 일본으로 건너가 신 회장을 일본롯데홀딩스 이사에서 해임하려던 시도는 실패로 돌아가고, 결국 신격호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것으로 사태는 일단락됐다.
이와 관련해 동부증권 차재헌 연구원은 "기존에는 롯데그룹 승계가 평화적인 지분 배분으로 연결될 것이란 막연한 가정을 했다"며 "하지만 현실에서는 승자독식 구조로 진행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앞서 동부증권은 2013년 11월 7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롯데그룹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당시 조세특례제한법상 지주회사 과세특례의 일몰, 롯데호텔 상장 가능성, 계열사 간 지분 이동, 형제 간 지분 매입 경쟁 등 6가지 징후를 통해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이 있음을 지적했다.
차 연구원은 "아직 일본 광윤사와 일본롯데홀딩스에 대한 신격호 회장 지배권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결국 신격호 회장 의중과 광윤사, L투자회사 등 주요 일본 비상장 계열사의 지분 확보 여부가 지배권 결정의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어떤 형태가 되든지 그룹 지배구조 상 핵심에 있는 롯데쇼핑의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에 대해 시장 준비가 필요할 것"이라며 "호텔롯데의 상장 가능성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 신동빈 vs 신동주, 주요 계열사 지분 비슷
현재 롯데그룹 지배구조를 보면 포장재를 만드는 일본 회사 광윤사를 정점으로 연결돼 있다. 광윤사는 일본 롯데 지주회사인 일본롯데홀딩스의 지분 27.65%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고, 한국 롯데의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 지분도 5.45% 가지고 있다.
일본롯데홀딩스는 호텔롯데 지분 19.07%를, 호텔롯데는 롯데알미늄 지분 12.99%를 가지고 있다. 일본알미늄은 롯데제과 지분 15.29%를, 롯데제과는 롯데쇼핑 지분 7.86%를 보유한 구조다.
호텔롯데는 다시 롯데제과와 롯데쇼핑 지분 3.21%, 8.83%를 가지고 있다.
광윤사의 경우 3%를 보유한 신격호 회장이 대표이사이고 신 전 부회장과 신 회장이 똑같이 29%씩의 지분을 들고 있다.
롯데쇼핑은 신 회장이 13.46%, 신 전 부회장이 13.45%를 보유해 형제 간 지분 차이가 0.01%포인트에 불과하다.
롯데제과도 신 회장과 신 전 부회장이 각각 5.34%, 3.96% 지분을 가지고 있어 차이가 크지 않다.
일각에서는 롯데쇼핑의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과 롯데그룹 지배구조 변화 등을 감안할 때 롯데제과를 눈여겨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롯데제과가 보유한 관계회사 지분 성격이 지배 지분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롯데제과 보유 관계사 지분 가치를 산정할 때 기존에는 20% 할인율을 적용했다"며 "경우에 따라서는 할인이 아닌 할증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전에는 단순히 들고 있는 지분이었다면 앞으로는 그 가치가 달라질 수도 있다"며 롯데제과에 대한 목표주가를 210만원에서 243만원으로 올려잡았다.
양 연구원은 다만 롯데그룹 지배구조 변화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은 채 회사 측 실적이나 사업 성장성 등 펀더멘탈(기초체력)을 감안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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