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냐 보존이냐…태릉선수촌 속앓이

입력 2015-07-28 18:43
문화재청 "유네스코에 정비 약속"
대한체육회 "역사적 가치 고려를"


[ 박상익 기자 ] 서울 공릉동 태릉선수촌(사진)이 존속 논란에 다시 휩싸였다. 대한체육회와 서울시가 최근 태릉선수촌을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하겠다고 신청하면서다. 태릉선수촌은 2009년 ‘조선 왕릉’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면서 왕릉의 원형 복원을 위해 철거 요구를 받았다.

1966년 6월 조성된 태릉선수촌은 조선 중종의 계비인 문정왕후가 묻힌 태릉(泰陵)과 문정왕후의 아들인 명종과 인순왕후의 강릉(康陵) 사이에 자리 잡고 있다. 태릉과 강릉은 사적 제201호이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조선 왕릉의 일부다. 이 때문에 2009년 세계유산 등재에 앞서 실사를 위해 방한한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는 태릉 주변의 체육시설, 군부대 등의 정비계획을 요구했다. 문화재청은 3년 단위로 연장되는 국유재산 사용기간이 내년 8월로 끝나면 선수촌 철거를 비롯한 왕릉 복원에 나설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 21일 대한체육회와 서울시가 태릉선수촌의 근대문화유산 등록을 신청하면서 문화재청의 복원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대한체육회와 서울시는 50년 가까이 한국 체육의 산실 역할을 한 태릉선수촌의 역사적 가치를 지켜야 한다며 숙소와 훈련장, 행정동 등 8개 시설을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선수촌이 등록문화재가 되면 전면 철거는 사실상 어려워진다.

한국체육대와 서울체육고 등 서울에서 생활하는 학생 선수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서라도 태릉선수촌 시설을 유지해야 한다는 게 대한체육회의 의견이다. 선수촌 관계자는 “왕릉의 능선 조망에 직접 방해가 되는 국제스케이트장과 빙상장은 평창동계올림픽까지만 유지하되 나머지 시설은 보존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대한체육회가 선수촌을 충북 진천으로 옮기기로 한 상황에서 태릉선수촌까지 지키겠다는 건 이해할 수 없다”며 “하지만 등록문화재 신청을 접수한 만큼 관련 서류를 검토한 뒤 등록 과정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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