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평균 수요 예측 경쟁률 1.44 대 1… 역대 최고
롯데·SK·한화 등 A등급도 잇달아 성공
연 4~5%대 高금리에 기관 자금 몰려
이 기사는 07월16일(11:08)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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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여섯 개 건설사가 공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먼저 한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두 곳은 신용등급이 AA-로 높았지만, 뒤를 이은 네 곳은 A+ 이하로 안 좋은 축에 들었다. 그런데도 여섯 곳 모두 회사채 발행에 앞서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수요 예측에 성공했다. 다섯 번째로 회사채를 발행한 곳은 한화건설이었다. 신용등급이 A-인 이 회사는 2012년 4월 회사채 수요 예측 제도가 도입된 이래 여섯 번째 ‘도전’ 끝에 수요 예측을 성공시켜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신용등급 A- 이하 건설사가 수요 예측에 성공한 것도 한화건설이 처음이었다.
수요 예측제 도입 이래 퓬내怜?발행한 회사채는 줄곧 시장에서 외면받았다. 투자자들은 ‘국내 주택 경기 회복이 안갯속인 데다, 자고 일어나면 해외발(發) 실적 쇼크를 터뜨리는 건설사들의 채권을 어떻게 믿고 사겠느냐’며 투자를 극도로 꺼렸다. 건설 업계 최고 신용등급인 AA-를 받는 건설사들은 사정이 그나마 괜찮았다. A+ 이하 건설사 중에는 투자자는커녕 발행 작업을 대행할 증권사를 찾지 못해 회사채 발행을 줄줄이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했다. 그런 분위기가 올 들어 바뀌었다.
신용등급이 A0인 롯데건설과 SK건설은 지난 4월 각각 1300억원·1500억원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이어 한화건설이 지난달 1900억원어치, 신용등급이 A+인 대림산업도 같은 달 2350억원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이들 건설사는 신용등급이 낮다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국채 금리의 2~3배에 달하는 고(高)금리를 내걸었다. 롯데건설이 연 4.3%대, SK건설 연 4.9%대, 한화건설은 무려 연 5.2%대였다. 신용등급이 이들보다 1~2단계 높은 대림산업만 연 2.8%대의 비교적 낮은 금리를 제시했다.
전략은 적중했다. ‘금리 1% 시대’에 국·공채나 신용등급이 높은 회사채에 투자하는 것만으로는 목표 수익률을 맞출 수 없게 된 기관투자가들이 수요 예측에 대거 몰려들었다. 평균적으로 모집 금액의 1.5배에 달하는 ‘사자’ 주문이 쏟아졌다. 투자자 중엔 자금 운용 방식이 꽤 보수적인 공적 연금과 보험사도 끼어 있었다. 한 증권사 채권 발행 담당 임원은 “초저금리에 지친 기관투자가들이 고위험·고금리 채권으로 눈을 돌리면서 건설사들도 자금 조달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 덕에 건설사들의 평균 회사채 수요 예측 경쟁률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2012년 0.18 대 1로, 0에 가까웠던 평균 경쟁률은 지난해 1 대 1을 넘어서더니 올 상반기 1.44 대 1까지 뛰었다.
하지만 건설사 회사채에 대한 투자 심리가 본격적인 해빙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보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신용등급 A- 회사들조차 연 2%대 회사채를 발행하는 판에 건설사들은 연 4~5%대 금리를 줘야 발행이 가능하다는 건 그만큼 건설 업종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이 아직 크단 얘기”라고 말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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